'秋 라인' 살린 박범계 첫 검찰 인사.. 변화보단 수습(종합)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취임 후 단행한 첫 검찰 인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했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 지검장의 교체를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최측근으로 꼽히며 윤 총장의 징계를 주도했던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도 서울남부지검장에 임명됐다. 사실상 '추미애 사단'은 모두 살아남은 셈이다.
법무부는 7일 오는 9일자로 대검검사급 검사 4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박 장관이 취임 후 윤 총장과 두 차례 회동까지 가지며 인사 그림을 그렸던 상황을 감안하면 비교적 크지 않은 인사폭이다. 윤 총장의 임기가 5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 변화보다는 윤 총장 징계 과정에서 일었던 검찰 내부 갈등부터 수습하겠다는 취지로도 읽힌다.
우선 검찰 안팎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이 지검장은 계속 자리를 지키게 됐다. 이 지검장은 지난해 1월 추 전 장관 취임 후 단행한 첫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지 1년이 지난 상황이었다.
이 지검장은 취임 후 옵티머스 사건 등 각종 권력비리 사건을 축소 무마했다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에 윤 총장이 이 지검장에 대한 교체를 요구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지검장은 앞으로도 옵티머스와 검언유착 의혹, 윤 총장 가족 및 측근 수사 등을 계속 지휘하게 됐다.
검찰 인사와 예산 등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과 서울남부지검장은 자리를 맞바꿨다. 신임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이정수 남부지검장이, 남부지검장에는 심재철 검찰국장이 임명됐다.
이 지검장은 지난해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 당일 오전 돌연 사표를 낸 박순철 당시 남부지검장 후임으로 배치된 바 있다. 그동안 이 지검장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과 로비 은폐 의혹 등을 석달여간 수사했다.
공석으로 있던 대검 기획조정부장에는 조종태 현 춘천지검장이 임명됐다. 조 지검장은 2019년 '김학의 특별수사단'의 부단장을 맡았다. 같은 해 7월 광주고검 차장검사에 임명되면서 검사장급으로 승진한 뒤 지난해 1월 춘천지검장으로 임명됐다. 춘천지검장은 김지용 현 서울고검 차장검사가 맡는다.
이밖에 관심을 모았던 한동훈 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또다시 빠졌다. 한 검사장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연루돼 수사 업무에서 배제됐었다.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이두봉 대전지검장도 유임됐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지난달 평검사 인사에서 원전 수사팀의 변화를 최소화한 만큼 지휘부는 크게 흔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고위직 인사에서도 모두 제외되며 이 지검장 등은 해당 사건의 수사와 공판을 모두 지켜볼 수 있게 됐다.
이번 소폭 인사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윤 총장의 임기가 고려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검사장들을 대거 이동시키며 이성윤 지검장만 유임시키거나 이두봉 지검장 등 정부나 여당 인사들에 대한 수사책임자를 교체할 경우 제기될 수 있는 비난을 피하면서 윤 총장 퇴임 후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수 있는 명분을 챙길 수 있어서다.
이른바 '추 라인' 인사들이 모두 살아남은 탓에 박 장관과 윤 총장 간의 갈등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박 장관은 지난 2일과 5일 두 차례 윤 총장을 만나 인사에 대한 윤 총장의 의견을 들었지만 이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앞서 박 장관은 '인사 협의가 아닌 의견 청취'임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신임 법무부 장관 취임에 따라 대검 기조부장 공석 체제를 해소하고 검찰 조직의 안정 속에 검찰개혁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한 체제 정비 차원에서 일부 대검 검사급 전보인사를 실시했다"며 "지난 1년 반 동안 3차례 6개월 단위로 대검검사급 인사를 실시했던 점을 감안해 종전 인사 기조를 유지하면서 공석 충원 외에 검사장급 승진 인사 없이 전보를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현안사건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 대전지검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검사장을 유임시켜 새롭게 시행되는 제도의 안착과 업무의 연속성을 아울러 도모했다"고 덧붙였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돈 많아도 한남동 안살아"…연예인만 100명 산다는 김구라 신혼집 어디? - 아시아경제
- "일부러 저러는 건가"…짧은 치마 입고 택시 타더니 벌러덩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10년간 손 안 씻어", "세균 존재 안해"…美 국방 내정자 과거 발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핸들 작고 승차감 별로"…지드래곤 탄 트럭에 안정환 부인 솔직리뷰 - 아시아경제
- 진정시키려고 뺨을 때려?…8살 태권소녀 때린 아버지 '뭇매'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