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함정에 빠진 태국

조유진 2021. 2. 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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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가 코로나19 타격으로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

싱가포르 노무라홀딩스의 샤넌 버나치는 "변이 바이러스 등장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노동시장 악화, 실물경제 침체 속 올해 GDP 대비 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더 빠른 속도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내외적으로 코로나19발(發)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급증하는 가계부채는 태국 경제 성장에 취약성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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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저금리 기조 속 코로나19 사태 겹치며 가계부채 급증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태국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가 코로나19 타격으로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로 소득감소가 장기화되고 데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가계부채가 금융불안을 확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에 따르면, 태국중앙은행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태국의 가계부채가 13조8000바트로 전년동기대비 79% 증가했다고 밝혔다.

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87%에 달하는 수준으로, 말레이시아(77.2%), 중국(59.8%), 인도네시아(17.2%) 등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가계부채 비율이 GDP의 80%를 넘어설 경우 가처분소득 감소와 소비 위축으로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가계부채 문제는 수년간 태국 경제의 뇌관이었다. 저금리 기조와 경쟁적인 대출 환경, 인플레이션 등이 겹치며 2012년 이후 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GDP 대비 70%대를 유지해왔다.

싱가포르 노무라홀딩스의 샤넌 버나치는 "변이 바이러스 등장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노동시장 악화, 실물경제 침체 속 올해 GDP 대비 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더 빠른 속도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국은 1차 확산 때 보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재확산 사태로 더욱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3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가파른 확산 속 태국 재무부는 최근 GDP 전망치를 종전 4.5%(지난해 10월 발표치)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대내외적으로 코로나19발(發)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급증하는 가계부채는 태국 경제 성장에 취약성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WSJ은 태국 가계부채의 실상으로 30대 직장인인 누안 찬 룬쿤 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룬쿤 씨는 2만4000바트 월급의 절반 이상을 빚 갚는데 사용한다. 택시 운전사인 아버지와 길거리 노점상을 하는 어머니, 임시직 사무원인 친오빠가 코로나19로 동시에 수입이 끊기면서 가계 소득의 3분의 2가 줄었다. 그는 "은행 빚을 최대 한도까지 빌려쓴 상태로 추가대출도 어렵다"며 "빚을 갚고 난 절반의 월급으로 4인 가족이 겨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7년 도입한 채무 클리닉(부채가 많은 가구가 재정 계획을 수립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의 가입자 수는 1만1118건으로 전년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태국중앙은행의 금융소비자보호책임자인 카존 타나파스는 "가계부채를 해결할 수 있는 경기부양책을 펼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지금과 같은 현금 지급 방식은 높은 부채 부담 속에서는 기대한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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