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삼권분립②] 여론재판·인민재판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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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해명과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소추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사법부의 수장은 거짓말로 리더십을 잃었고, 법관 탄핵소추를 밀어붙이며 집권여당은 법원에 대한 힘의 우위를 보여줬다.
사법연수원 17기 140명은 5일 성명을 내고 "형사재판에서 죄가 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한 행위에 대하여 범여권 의원들은 헌정 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소추를 했다"며 "최근에 나온 몇몇 판결에 불만을 품고 판사들을 겁박하여 사법부를 길들이려고 함이 진정한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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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앞세운 포퓰리즘 정치의 법원 공습
여권 일각 "주권자의 평균적 합의 따라라"
위축된 사법부..여론재판 내몰릴 위험성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해명과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소추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사법부의 수장은 거짓말로 리더십을 잃었고, 법관 탄핵소추를 밀어붙이며 집권여당은 법원에 대한 힘의 우위를 보여줬다. 의도야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법원이 정치의 한복판에 들어와 권력의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됐다.
민주당은 사법부 길들이기가 아닌 위헌적 행위에 대한 국회의 정당한 단죄라고 주장한다. 이낙연 대표는 "난폭운전자 처벌을 운전자 길들이기라 하는 사람은 없다"고 헸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법관이 헌법을 위반했다면 국민의 이름으로 국회가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탄핵을 받아들이는 법조계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당장 김명수 대법원장의 동기들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사법연수원 17기 140명은 5일 성명을 내고 "형사재판에서 죄가 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한 행위에 대하여 범여권 의원들은 헌정 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소추를 했다"며 "최근에 나온 몇몇 판결에 불만을 품고 판사들을 겁박하여 사법부를 길들이려고 함이 진정한 이유"라고 했다.
김 대법원장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사법부의 독립을 수호하여야 함에도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데 급급해 소속 법관이 부당한 정치적 탄핵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도록 내팽개쳤다"며 "법원의 권위를 실추시켰고, 다수의 법관으로 하여금 치욕과 자괴감을 느끼게 했다"고 꼬집었다.
여권은 '다수 국민의 뜻'이라고 하지만, 이는 더더욱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입법·행정·사법까지 모두 여론이 결정하고 자신들이 이를 대표한다고 여기는 것이 포퓰리즘이자 독재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위협한다'며 검찰개혁을 외쳤던 일부 정치인들의 행위가 전형적으로 여기에 해당한다.
실제 일부 여권 인사들은 '여론재판'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공공연히 한다. 김진욱 공수처장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명문에 법이 없을 때 (법관들은) 주권자의 평균적 판단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었다. 듣기에 그럴듯하지만,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른 재판'을 명령하고 있는 헌법의 내용과 맥락이 전혀 다른 얘기다.
물론 이번 탄핵 논란으로 사법부가 여론재판식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은 다소 과도하다는 반론이 상당수다. 그러나 적어도 향후 권력과 관계된 재판을 담당할 판사들에 대해 일정 부분 압박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점은 분명하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우리 사법부가 (권력의) 여론몰이 재판에 동참할 만큼 허약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면서도 "법관의 인사권 등 여러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알아서 재판들 잘하라'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정욱 변호사는 "이번 탄핵으로 인해 판사들은 상당히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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