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돋보기] 처진 눈, 꼭 노화 때문일까?

민태원 2021. 2. 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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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성 안검하수, 종양이나 신경질환 원인일수도
선천적일 땐 약시·사시 등 부를 수도..수술해야
국민일보DB

“예전부터 눈 좀 크게 뜨고 다니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많고 친구가 안검하수 수술하면 예쁠 것 같다고 그러는데 저 안검하수 있나요. 나중에 쌍수(쌍꺼풀 수술)할 수도 있는데 쌍수하면 괜찮아 질까요.”

인터넷포털사이트나 커뮤니티 등에 많이 올라와 있는 안검하수에 대한 상담글 중 하나다.

‘처진 눈’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눈꺼풀이 처지면 눈이 충분히 떠지지 않아 졸려 보이거나 흐릿해 보이고 멍한 인상을 준다. 일상생활에도 불편이 따른다.
처진 눈꺼풀이 시야를 가려 답답할 뿐 아니라 턱을 들어서 앞을 보는 버릇이 생겨 목에 피로가 쌓이기 십상이다. 이마에 힘을 주고 눈을 치켜뜨게 돼 두통이 올 수 있고 주름을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눈꺼풀 근력이 약해져 아래로 처지는 안검하수로 안과나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들이 근래 크게 늘고 있다. 최근엔 외모에 관심이 많은 10∼30대 환자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안검하수는 눈꺼풀을 올려주는 근육인 눈꺼풀 올림 근육의 힘이 약해서 윗눈꺼풀이 아래로 처진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안검하수는 선천적 혹은 후천적 요인으로 생기므로 우선 그 원인을 파악한 뒤 수술 등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안검하수는 양쪽 눈에 모두 나타나기도 하고 한쪽 눈에서만 생기는 경우도 있다. 발생 시기에 따라 출생 시 눈꺼풀 처짐을 갖고 태어나는 ‘선천성 안검하수’와 성인에서 발생하는 ‘후천성 안검하수’로 나눌 수 있다.

후천성 안검하수는 노화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나 외상이나 신경성질환, 콘택트렌즈로 인한 만성적 자극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눈에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자극이나 외상에 의한 안검하수도 주의해야 한다”면서 “특히 콘택트렌즈(하드렌즈)를 오래 낀 사람은 안검하수에 취약하다. 렌즈를 착용하고 빼는 과정에서 눈꺼풀에 물리적 힘이 가해져 눈꺼풀올림근이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쪽에만 심한 안검하수 약시 가능성 높아
선천성 안검하수는 대부분 눈꺼풀 올림근의 발육 이상으로 나타난다. 드물게 유전된다. 선천성 안검하수에서 동반될 수 있는 문제 중 가장 중요하게 관찰해야 하는 부분은 ‘약시’의 발생 가능성이다.
시력은 신생아 때부터 지속적으로 발달해 만 6~10세경 완성되는데, 이 시기에 눈꺼풀이 시야를 가려서 적절한 시각 자극을 얻지 못할 경우 시력이 발달되지 않아 약시라는 평생 장애가 남을 수 있다.
김지현 가톨릭의대 대전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6일 “특히 한쪽 눈에만 심한 안검하수가 있을 때 약시의 발생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약시 외에도 난시 또는 사시가 동반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선천성 안검하수는 대부분 수술로 치료 가능하다. 수술 시기는 안검하수의 정도나 약시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안검하수의 정도가 심해 약시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1세 전이라도 수술을 해야 하며 심하지 않은 경우 대부분 만 3~4세 이후 교정술을 진행한다.

후천성 안검하수, 원인별로 치료법 달라
모든 종류의 안검하수에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중증 근무력증 같은 신경질환에 의한 안검하수는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종양이나 콘택트렌즈가 안검하수의 원인이라면 먼저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치료 원칙이다.

그 외 대부분의 안검하수는 수술로 교정이 가능한데 수술 전 병력 청취와 안과 질환의 동반 유무, 눈꺼풀 주변 조직에 대한 꼼꼼한 검사가 중요하다. 또 눈꺼풀 처짐의 정도와 눈꺼풀 올림근의 기능을 정확하게 평가해 적절한 수술법을 택해야 한다.

김 교수는 “수술 후 눈꺼풀이 올라가면 눈 틈새가 커짐으로 인해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고 눈이 잘 감기지 않는 ‘토안’으로 인해 불편을 느낄 수 있다”면서 “특히 수술 전 안검하수의 정도가 심할수록 토안의 발생 가능성 및 정도가 심할 수 있다.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환자와 보호자에게 충분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천성 안검하수로 수술을 받은 어린이의 경우 약시가 있다면 수술 후에도 약시에 대한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한다. 아울러 재발에 대한 정기적 관찰이 필요하다.

눈 비비거나 자극 행위 삼가야
안검하수를 예방하려면 눈을 비비거나 자극을 주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여성의 경우 눈 화장을 지운다고 화장 솜이나 손으로 눈을 세게 문지르면 안 된다. 쌍꺼풀 수술 후 출혈이 많거나 여러 차례 재수술로 근육이 손상된 경우에도 안검하수가 생길 수 있다.
젊은 층에 많이 발생하는 ‘중증 근무력증’이나 안면 신경마비가 원인인 경우도 있다. 이때는 신경과에서 정확한 감별 진단이 먼저 필요하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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