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사안 재판받는 임성근, 탄핵도 가능? "박근혜 때와 같다"
헌법재판소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탄핵 소추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심리에 착수했다. 첫 법관탄핵 재판에 대해 전문가들은 탄핵 결정이 내려지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헌재가 위헌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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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 사안 재판받는 임성근, 탄핵도 가능?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 전원재판부는 국회가 제출한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에 사건번호(2021헌나1)를 부여하고 심리 중이다. 주심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과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을 지낸 이석태 재판관이다.
임 부장판사는 현재 탄핵 소추안에 담긴 것과 같은 이유로 재판을 받고 있다. 2015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과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오승환씨의 원정도박 사건 등에 개입한 혐의다. 임 부장판사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 탄핵부터 하는 게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기소와 탄핵은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목적이 다르기에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은 처벌을 위한 절차이고, 헌재에서는 임 부장판사의 행위가 헌법을 위반했느냐를 놓고 파면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국정개입과 사익 추구를 지원한 건 헌법 위배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헌재에서 2017년 3월 10일 탄핵을 당했다. 반면 재판의 경우 뇌물 등이 죄로 인정돼 지난달에야 형이 확정됐다.
형사소송 진행 중 탄핵 심판을 정지할 수는 있다. 헌재법 51조는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는 경우 재판부는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때문에 승 박사는 “재판과 탄핵 심판을 동시에 진행하는 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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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무죄인데 탄핵 가능한걸까?
1심에서 임 부장판사가 무죄 선고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탄핵 요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1심 재판부가 “위헌적 불법행위로 징계 등을 할 수는 있을지언정 죄를 물을 수는 없다”고 판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임 부장판사가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에서 헌재가 각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또 탄핵 결정을 위해서는 파면에 이를 정도의 중대한 헌법 위반이 있어야 하는데 임 부장판사에게는 견책 정도의 징계가 내려졌기에 탄핵 결정이 나오기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헌재가 보충 의견 등을 제시할 가능성은 크다. 헌재 재판관들은 각하 처분을 내리면서도 탄핵 사유가 존재하는 게 확실하다고 판단한다면 결정문에 의견을 밝힐 수 있다. 실제로 헌재는 지난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한 헌법소원에 기각‧각하 결정을 내리면서도 수사권 이첩 조항에 관해서는 보충‧소수의견을 달았다. 승 박사는 “임 부장판사의 임기 만료를 두고 각하 결정을 하거나 반복될 위험이 있는 행위로 보아 소의 이익과 관계 없이 본안판단을 할 수도 있다”며 “헌재가 결정할 일이며 후폭풍도 오롯이 헌재가 감당할 몫”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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