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재건축에 쪽방촌 개선까지..주민들 "환영"
특히 과거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당시 SH공사 사장이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주도 하에 이뤄진 도시재생사업지의 경우 그 반응이 더욱 뜨거웠다. 당시 도시재생사업 예산이 기반시설 등 주거환경 개선보다는 주로 벽화그리기나 지원센터건립 등에 쓰이면서, 주민들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한 개선이나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해당 지역은 더욱 노후화됐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용산구는 5일 ‘서울역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주택 및 도시재생 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쪽방은 철거되고 쪽방 일대 총 4만7000㎡에 쪽방 주민들이 재입주하는 공공임대주택과 분양주택 등 총 2410가구 주택이 공급된다.
국토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쪽방 주민들이 기존 쪽방보다 2~3배 넓고 쾌적한 공간을 현재 15%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기존 쪽방은 주거 면적이 0.5~2평(1.65∼6.6㎡)인데 조성되는 공공임대는 5.44평(18㎡)이다. 월 임대료도 평균 24만4000원에서 보증금 183만원에 3만7000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부는 전날 공공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직접 시행하는 개발 방식이 도입된 것이 골자다.
재개발과 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공공기관이 직접 시행하는 유형이 신설됐고,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개발 사업도 공공주택특별법을 활용해 공공이 직접 사업을 맡아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는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이 추진된다.
오는 3월에는 지난해 추진했던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가 발표된다. 지난해 정부는 서울 공공재개발 공모사업을 진행해 후보지 8곳을 발표했다. 당시 공모에 참여한 지역은 60여곳에 이르렀다. 정부는 오는 3월 신규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공공재개발은 공공시행자가 공적 지원을 받아 장기 정체된 재개발사업에 참여하는 사업이다. 시행자는 분양가상한제 제외, 사업비 융자,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상향 등 혜택을 받는 대신 조합원분을 제외한 나머지의 50%를 임대로 공급해야 한다.
지역 주민들도 대체로 환영하는 모양새였다. 쿠키뉴스는 이날 서울역 근방 대표 판자촌 중 하나인 용산구 서계동을 방문했다. 용산구 서계동은 서울역 서부역에서 마포구 공덕오거리 방면에 펼쳐진 산동네다. 해당 지역은 서울 내에서도 몇 남지 않은 판자촌 밀집 지역 중 하나다.
앞서 서계동은 지난 2007년 뉴타운 후보지로 지정되며 재개발 바람이 불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뉴타운에서 해제됐고 2017년부터는 주거환경 개선 위주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지역 주민들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선정된 그날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날 이후 서계동에는 모든 개발이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사업은 고(故)박원순 서울시장과 당시 SH공사 사장이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도했다. 도시재생구역마다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기반시설 등 주거환경 개선보다는 주로 벽화그리기나 지원센터건립 등에 예산이 쓰이면서 주민들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한 개선이나 변화를 그다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서계동 주민들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유다. 앞서 서계동은 지난해 정부의 공공재개발 공모사업을 지원했다. 비록 1차 심사결과에서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오는 3월 예정된 2차 심사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재개발추진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당초 서계동 지역 주민들은 역세권청년주택 사업 공모를 준비 중에 있었다. 도시재생에 묶여 이뤄지지 않는 개발을 해당 사업을 통해서라도 진행시키고자 한 것”이라며 “주민 동의서를 모으던 중 지난해 정부의 공공재개발 사업 공모가 시작됐고 해당 사업 공모에도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서계동 주민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모든 개발이 멈춰버렸다”며 “정부 차원에서 이번에 본격적으로 재개발을 추진하는 거 같은데, 이번 기회에 서계동도 개발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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