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방' 공무원 방빼란 구미시의회, 이유는 '의원 1인1실 필요"

김정석 2021. 2. 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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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경북 구미시의원들이 후반기 일정을 시작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구미시의회

시의회 공간이 부족하다며 시청 공무원이 사용하는 업무 공간을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는 주장이 경북 구미시의회에서 나왔다.

권재욱(60) 국민의힘 구미시의원은 지난달 28일 열린 제24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2022~2023년 배치하는 시의회 정책지원 전문인력이 상주할 사무공간이 필요하다”며 “구미시의회 건물 1층을 쓰는 세정과(313㎡)와 징수과(173㎡)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구미시의회는 이 건물 2~4층을 쓰고 있는데 1층을 비워달라고 한 셈이다.

권 의원은 "지난해 12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시의회 업무공간이 더 필요해졌다"고 한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따라 2023년까지 광역·기초의회에 의원 정수의 2분의 1 범위 이내에서 국회의원 보좌관 성격의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배치할 수 있다. 재직 의원이 22명인 구미시의회는 11명의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둘 수 있게 됐다.

권 의원은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은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이뤄졌다”면서 “이로써 지방의회도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받고 시민 중심 지방자치 구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경북 구미시의회 제24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권재욱 시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구미시의회


이어 “개정 법률의 본격적 시행에 앞서 새로운 법령 적용을 위한 후속 조치를 차근차근 준비해 이행해야 할 것”이라며 “시의회가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전문성과 독립성을 보장받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기 위해 청사 정비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구미시청 공간도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로 지어진 지 42년째가 되는 구미시 청사는 노후하고 좁다. 이 때문에 세정과와 징수과는 시의회 건물 1층을 사용하고 있다. 구미시는 매달 임차료 930만원을 지불하면서 인근 민간 건물 3개 층을 빌려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미시의회는 현재 의원 2명당 1실인 의원 사무실도 ‘1인 1실’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민원인 상담 등을 할 때 독립된 공간이 없어 불편하다는 주장이다.

만약 구미시의회의 주장대로 정책지원 전문인력의 업무공간을 확보하고 의원 사무실을 ‘1인 1실’로 바꾸면 시청사 신축 전까지 민간 건물을 추가로 임대하는 수밖에 없다.

구미시 관계자는 “시청사를 신축 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은 수년 전부터 제기되고 있지만, 예산 등 여러 여건 때문에 아직 이전 계획은 세워지지 않았다”며 “구미시의회가 법 개정을 근거 삼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를 하고 있어 곤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구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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