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독극물 치료 러 의사, 돌연 심장마비 사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알려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8월 독극물에 중독됐을 당시 그를 치료한 의사가 돌연 숨졌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옴스크 응급병원은 성명을 통해 세르게이 막시미쉰 박사가 5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막시미쉰 박사의 구체적인 사인(死因)은 밝히지 않았다. 옴스크 지역 보건부 대변인은 CNN에 막시미쉰 박사가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던 중 비행기 안에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나발니는 옴스크 병원으로 응급 후송됐고, 치료를 받았다. 막시미쉰 박사는 나발니의 치료를 맡았던 책임자로, 그가 혼수상태에 있을 때 치료를 담당했다.
옴스크 병원은 당시 나발니의 상태에 대해 독극물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브리핑을 해 논란이 일었다. 막시미쉰 박사는 이같은 브리핑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CNN은 보도했다.
나발니의 측근인 레오니드 볼코프는 “막시미쉰 박사는 나발니를 치료한 부서의 고위급 인사였다”며 “누구보다도 나발니의 당시 상태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사가 아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러시아의 의료 체계는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그 연령대가 숨지는 일이 흔치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막시미쉰 박사의 사망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고 짚었다.
나발니는 옴스크 병원 이후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독일 정부 등은 나발니의 혈액 샘플 분석 결과 신경작용제 ‘노비촉’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러시아 정부를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지만, 러시아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한편 나발니는 독일에서 러시아로 귀국한 이후 곧바로 체포됐다가 집행유예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는 러시아를 비판하며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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