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커플 손님에 폰 빌려줬다가.."10분만에 700만원 잃었다"
선의로 손님에게 10분 간 휴대폰을 빌려 줬다가 700만원을 잃게 된 숙박업소 주인의 사연이 공분을 빚고 있다.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종 사기에 피 같은 돈을 잃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읽어주시고 제보 및 도움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을 쓴 A씨는 자신이 인천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쯤 2주 동안 숙박한 뒤 퇴실하던 한 20대 커플 손님이 '휴대폰이 방전됐다'며 A씨에게 휴대폰을 빌렸다.
평소에도 손님들이 전화나 문자를 빌리는 일이 종종 있었기에 A씨는 의심하지 않고 "핸드폰이 방전돼 친구에게 문자 한 통을 급하게 보내야 한다"는 손님에게 휴대폰을 건넸다.
10분 뒤 휴대폰을 돌려받았으나 휴대폰은 전원이 꺼져 먹통이 돼 있었다.
이미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라 A씨는 다음날 서비스센터에 가서 휴대폰을 고쳐야겠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날 오후 휴대폰 전원이 켜지자 밀려 있던 문자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은행 계좌에서 700만원이 출금됐다는 문자도 있었다.
놀란 A씨는 밤잠을 설친 채 다음 날 아침 일찍 은행으로 달려갔다.
은행에서 확인해보니 전날 저녁 손님이 휴대폰을 빌렸던 시간에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황당해하자 은행 직원은 "우체국 '유*덕'이란 계좌로 돈이 이체됐다"며 "A씨도 범행에 같이 가담한 것이 아니냐"는 식의 답변만 했다.
A씨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틀이나 지난 뒤라 지급 정지 신청을 할 수 없었다"며 "할 수 있는 일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신고도 했지만,소용없었다. 숙박업소에 설치된 CCTV 영상 등 증거를 제출했으나 2주 넘게 연락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A씨는 털어놓았다.
A씨는 "피땀 흘려 모은 돈이 단 10분 만에 사라졌다"며 "하루하루 트라우마 같은 시간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은행 어플에 비밀번호가 걸려있어 이런 사건에 연루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며 "비밀번호를 몰라도 이렇게 쉽게 사기를 당한다면 도대체 인증서와 비밀번호는 왜 필요한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끝으로 CCTV 캡처 화면을 공개하며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시거나 이 사기 수법을 아시는 분, 이 얼굴을 아시는 분은 제발 제보 부탁드린다"고 당부하며 글을 마쳤다.
게시글을 본 네티즌들은 '비밀번호나 공인인증서 없이 출금된다니 너무 무섭다', '문자인증만으로 이체가 되는 앱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제 모르는 사람한테 휴대폰도 못 빌려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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