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한국, 최장기 공매도 금지국..주가 하락 역효과"

황의영 2021. 2. 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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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의 반복되는 '공매도 금지 연장 조치'가 주식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개인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연합회(한투연)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세종로에서 공매도 반대 운동을 위해 '공매도 폐지', '금융위원회 해체' 등의 문구를 부착한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치 포퓰리즘이 공매도 금지 재연장 야기"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전 세계 최장기 공매도 금지국이 자국 증시를 하락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공매도 금지 연장 조치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증시가 폭락하자 한국 등 12개국이 공매도 금지에 들어갔다. 대다수 국가는 2~3개월 만에 공매도를 재개했고, 한국과 인도네시아만이 1년에 이르는 장기 공매도 금지를 이어갔다. 한데 인도네시아는 이달 말 공매도 금지를 종료할 예정이다. 이대로라면 한국이 전 세계에서 최장 기간 공매도를 금지한 국가가 되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펀드매니저 등 많은 시장 관계자들이 "인위적인 주가 지지 상황이 결국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호주 시드니 소재 펀드운용사 AMP캐피털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한국 증시가 강세장인데도 공매도 금지를 연장한 건 놀라운 결정"이라며 "의도치 않게 시장 유동성이 급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은 "한국 정치의 포퓰리즘이 공매도 금지 재연장을 야기했다"며 "금융 당국이 여론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유감"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15일 종료 예정이던 공매도 금지 조치를 5월 2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코스피 200종목과 코스닥 150종목 등 350개 종목에 한해 5월 3일부터 공매도가 재개된다. 공매도 금지는 지난해 3월에 6개월간 한시적으로 도입했다가 같은 해 9월 한 차례 연장됐고, 이번에 재연장됐다. 이에 증권가에선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과 여론에 떠밀린 결정"이란 비판이 나온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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