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의 은행 복을 선물로.. 나의 첫 사업 이야기

한규연 2021. 2. 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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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 인생학교에서 시작한 첫 사업.. 돈보다 행복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

[한규연]

 제가 노랑이에요.
ⓒ 꿈틀리인생학교
 
안녕하세요. 저는 'yellow tree 은행' 사업을 한 꿈틀리인생학교 5기 '노랑이'라고 합니다. 제 별명을 '노랑이'로 짓게 된 이유는 노란색처럼 밝은 에너지를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는데요. 이 사업을 통해 제 이름에 걸맞은 의미를 실천하게 되었어요. 샛노란 은행을 이용한 사업 스토리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은행에 10가지 복을 담다
 
 강화에 있는 1000년 된 은행나무.
ⓒ 이주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강화 어느 산골짜기에 아주 커다란 은행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요즘 인생은 100세까지라고 하는데요. 이 나무는 무려 고려시대 때부터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1000년 된 은행나무입니다.
  
수많은 전쟁과 고난을 이겨내고 갖가지 의미를 품고 있을 나무의 기운이 벌써 느껴지지 않나요? 작은 씨앗 한 알에서 지금의 둘레 5m가 넘는 나무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복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1000년의 기운을 사람들과 나누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돈을 벌려고 물품을 파는 게 아닌 사람들에게 정을 나눌 수 있는 상품과 가치 있는 수익금 사용을 고려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생각이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제 별명과 연관 지어 노란색에 다양한 의미를 활용하여 사업명을 정했습니다. 샛노란 색인 은행과 복이 들어온다는 황금색, 희망을 뜻하는 노란색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복을 더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게끔 특정 복들을 정해 은행 한 알 한 알에 새기기로 하였습니다. 기운복, 돈복, 잠복, 사람복, 사랑복, 찍복, 건강복, 배울복, 웃음복, 먹을복 총 10가지입니다.
  
 노랑이가 드리는 10가지 복.
ⓒ 꿈틀리인생학교
 
복의 이름은 저와 꿈틀리 친구들,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할 복들을 생각하며 지었습니다. 그중 제가 가장 받고 싶은 복은 '찍복'입니다. 꼭 학생이 아니더라도 살면서 선택할 일이 많은데, 작은 선택이 사람의 인생을 바꾸곤 하기 때문입니다. 제 친구는 곁에 좋은 사람이 많다는 건 정말 중요한 거라며 '사람복'이 가장 필요하다고 하네요.

저는 어릴 때 아빠와 같이 전자레인지에 은행을 구워 먹곤 했습니다. 은행은 길거리에서 만나면 피하게 되지만, 먹을 때는 고소해서 중독성이 있죠. 몇 년 만에 다시 은행을 가까이 만나게 되었네요. 지금이야 은행 냄새에 매우 적응됐지만, 은행을 깔 때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머리가 찌릿해질 정도로 존재감이 넘쳤거든요. 그렇기에 한 알 한 알이 소중했습니다. 껍질을 까는 게 쉬웠다면 평범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지 않을 존재가 됐겠죠. 직접 줍고 깠기에 한 알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딱 100명, 그들을 위한 복을 제작하다
   
 정선생님 방에서 직원들과 함께 작업하는 모습.
ⓒ 꿈틀리인생학교
  
일이 많아졌을 때쯤, 꿈틀리 5기 친구 중 같이 일할 직원을 뽑아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정선생님 방에 3명이 둘러앉아 상품을 포장하는 일을 주로 했는데, 정말 회사 같다며 신기해했습니다. 각자 할 일이 정해져 있고, 내가 해야 다음 사람이 일을 진행 할 수 있기에 한명 한명이 꼭 필요한 일원이었습니다.
  
일이 진행될수록 작업량이 많아져 손은 바빴지만, 노래를 틀고 수다를 떨며 즐겁게 일했습니다. 만들 땐 100개가 정말 많았지만, 받는 사람이 100명밖에 안 된다고 생각하며 정성을 담고 또 담았습니다. 두 친구가 단지 페이 때문만은 아닌 목적으로 도와줘서 사무적이지 않은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0가지 복이 들어간 복주머니와 설명카드.
ⓒ 꿈틀리인생학교
 
은행을 직접 줍고, 복을 새기고, 상품을 제작하는 모든 과정을 직접 했기에 정성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는 흔한 상품이 아니라 카드에 복 받으시는 분 성함을 직접 써서 받는 사람만을 위한 복을 제작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친구 단디와 토빌이도 처음에는 무슨 3만 원이냐며 오직 은행의 가치만 생각했지만, 일이 끝난 지금은 3만 원도 더 받아야 한다며 자연스럽게 '정'이라는 가치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방학 중 마지막 택배 발송을 마치며 2020년 yellow tree 은행 사업을 끝마쳤습니다. 기부하려던 곳에 기부도 하고, 학교에 필요한 물품들도 보충했습니다. 학기 연말에 모든 과정이 진행돼서 정신없이 흘러갔지만 꽤 성공적이어서 다행입니다.

처음에는 나 같은 학생도 사업을 할 수 있을까? 뭐부터 해야 하지? 고민이 많았지만, 이제는 첫 도전이라는 두려움의 장벽이 사라졌습니다. 눈을 뜨고 보니 1인 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브이로그 영상이 많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럼 지금까지 내 관점은 편견이었나라는 생각까지 들면서, 시작하기 전 고민했던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모든 걸 계획하고 실행함으로써 주도성을 얻었고, 자신감도 높아졌습니다. 무엇을 하든 실천하려는 열정과 의지를 믿고 도전하는 것이 앞으로의 해답 같습니다.

사업을 통해 느낀 삶의 가치

옛날과 다르게 도시화된 우리 사회가 아주 조금씩 지금의 모습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물질적인 것을 목적으로 둔 삶이 당연하게 행복하진 않다는 것을, 결국 더불어 산다는 것의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저희 상품도 복주머니 안에 있는 은행알 10개를 3만 원과 맞바꾼 것 같지만, 그 안에는 더 소중한 가치가 있다는 걸 느끼셨을 겁니다. 상품의 가격은 돈으로 맞바꿀 수도 매길 수도 없는 정성, 시간, 열정, 노력이 들어있다는 걸 저도 일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레 느꼈습니다.

아마 구매자분들에게도 사업의 의의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정'이 오고 갔을 것입니다. 구매해 준 분들이 어떻게 이런 상품을 기획했냐고 말해줄 때마다 상품의 목적이 제대로 전달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노랑이의 첫 기부.
ⓒ 꿈틀리인생학교
 
결국 수익금 또한 기부했기에 구매자는 오직 상품값만 낸 게 아니라 앞으로 사회의 모습을 정이 가득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모습을 찾으려면 이런 한 줄기의 빛들이 중요한 것 같네요.

제가 꿈틀리에서 와서 혼자 서는 법, 주체적인 사람이 되는 법을 가장 많이 배웠는데 그 배움의 결과물을 '은행 사업'으로 정리해서 마음이 후련합니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건 옆에서 도와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같습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도와준 사람들과 복을 구매해주신 분들, 사업을 지지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2021년에는 모두가 똘똘 뭉쳐 은행처럼 밝고, 따듯한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10가지 복과 정이 당신에게 스며들길 바랍니다.

- Yellow tree 홈페이지: https://yellowtree20.modoo.at/
  
※ 꿈틀리인생학교 6기를 모집합니다. 꿈틀리인생학교 학교설명회 영상과 입학안내는 아래에서 참고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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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꿈틀리인생학교 5기 한규연(노랑이)이 보내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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