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에 빠진 거리두기·영업제한 '완화'
[한국경제TV 김수진 기자]
<앵커>
사회적 거리두기·방역 수칙 개편 발표 하루를 앞두고, 정부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쌓이는 국민들의 방역 피로도를 무시할 수 없지만, 자칫하면 느슨해진 긴장감으로 또 다른 대유행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김수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오는 6일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방역 수칙을 조정 발표합니다.
<인터뷰> 윤태호 /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이번)거리두기 개편 방안은 일률적인 강제조치보다 참여와 협력, 자율에 기반해 책임성이 제고되는 방향으로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정부는 앞서 `지나친 부분은 일부 완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때문에 9시 이후 영업제한 완화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영업시간 보장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약 두 달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국민들의 피로도도 높은 상황입니다.
실제로 최근 보건복지부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 80% 이상이 거리두기는 효과적이지만 피로감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완화에 나서면 설 연휴 이후 유행이 번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재갑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자영업자들 소상공인들이 많이 괴로운 건 맞는데 영업시간이라던지 이런 걸 완화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서…손실보상이나 이런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계획을 마련해서 도와드려야 할 것 같고요.
(잘못하면 확진자 수가) 4천~5천명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니 지금의 기조를 잘 유지해야 설 연휴 이후 상황을 어떻게 해서든 좋게 만들 수 있지 않나…"
경각심 해이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지난 닷새간의 평균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385.8명.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100명대 이하인데, 여기서 완화되면 `300명대는 괜찮다`고 잘못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이재갑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문제는 심리적으로도 이미 300명대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거든요.
이미 정부도 그렇고. 국민도 그렇고 심리적으로 많이 이완이 됐다는 소리에요."
조정과 별개로 정부는 설연휴를 맞이해 오는 14일까지 식당과 카페, 유흥시설 등을 중심으로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집중 점검합니다.
국민들의 피로도와 소상공인 생존권 보장을 위해서는 방역지침을 완화해야 하지만, 자칫 대유행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수진입니다.
김수진 기자 sjpe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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