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WTO 사무총장 후보 사퇴..결선 투표 이후 99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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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사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후보에서 물러난다.
결선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지 3개월여 만에 자진 사퇴를 결심했다.
오콘조이웨알라 이사장은 유 본부장과 함께 결선에 올라 WTO 회원국 투표 결과 1위를 차지했었다.
WTO 사무총장 자리는 지난해 5월 호베르투 아제베두 전 사무총장이 중도 사퇴하면서 8개월간 공석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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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중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 등 고려한 듯
유명희(사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후보에서 물러난다. 결선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지 3개월여 만에 자진 사퇴를 결심했다. 유 본부장 지지를 선언했던 트럼프 정부가 물러난 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 본부장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후보직을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WTO 기능 활성화 필요성 등 각종 사안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차기 사무총장은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백신면역연합 이사장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콘조이웨알라 이사장은 유 본부장과 함께 결선에 올라 WTO 회원국 투표 결과 1위를 차지했었다.
WTO 사무총장 자리가 공석인 상황이 더 이어질 경우 한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WTO 사무총장 자리는 지난해 5월 호베르투 아제베두 전 사무총장이 중도 사퇴하면서 8개월간 공석을 이어왔다. 회원국 간 1~2차 투표를 통해 결선 후보 2명을 고르는 과정까지는 순항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진행된 결선 투표 이후 미국 정부가 돌연 한국 지지를 공식 선언하면서 일이 뒤틀렸다. WTO 이사장은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처럼 회원국 만장일치를 통해 선출한다. 때문에 통상 결선 2위 후보자는 자진 사퇴 형식을 취하는데, 유 본부장이 미국의 선언에 부담을 느껴 선뜻 나서지 못하게 된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물러나고 바이든 정부가 돛을 올린 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유 본부장은 지난해 11월 1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퇴 의사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결선 투표 이후 사퇴 선언 시점까지의 99일 동안 미국의 수장이 바뀌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합의 도출을 위해 미국 등 주요국과 협의해왔다”고 밝혔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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