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만날건가 묻자, 美안보보좌관 "앞질러 가지 않을 것"
바이든, 김정은 만날 것이냐 질문에
"역대 정책 모두 검토 진행 중" 답변
대통령, 국무장관, 대변인 모두 "검토 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외교안보팀은 대북 정책에 대해 과거 정책을 전면 재검토한 뒤 새로운 전략을 내놓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북한에 대한 정책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외교를 계속할 의지가 있느냐, 김정은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어젯밤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북 정책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며, 우리는 동맹과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날 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동맹과 협의'에 대해 "특히 한국·일본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정책의 검토 과정에서 일본을 중요한 당사자로 부각한 것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검토가 아직 진행 중인만큼 앞질러 가지 않겠다면서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이같은 미 외교안보팀의 분위기는 북미 대화의 조기 재개를 바라는 한국 정부의 기류와는 차이가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5일 국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새로 출범한 미국 행정부와 조율된 전략을 바탕으로 북미대화의 조기 재개를 통한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범 보름이 지난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정책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과거 행정부의 정책을 다시 들여다보고 전면 재검토한 뒤 새로운 전략을 제안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 정책 우선순위에서 북한 문제가 밀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달 31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가 미국 행정부들을 거치면서 더 악화했다고 지적하면서 "대북 정책을 검토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에 대해 추가 제재를 할 수도 있고, 외교적 인센티브를 고려할 수도 있다며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언급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19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도 “우리가 대북 접근 방식과 정책 전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 문제는) 역대 정부를 괴롭혀온 어려운 문제이며 실제 개선되지 않고 더 악화해왔다”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22일 대북 정책에 관한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등을 세계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인과 동맹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대북)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접근법은 "한국과 일본, 다른 동맹과 긴밀한 협의 속에 북한의 현 상황에 대한 철저한 정책 검토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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