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한우에 사과·배까지..치솟는 물가, 설 차례상 어쩌나
설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먹거리 물가 오름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달걀을 수입하고 비축해뒀던 농수산물을 시중에 풀고 있어도 역부족이다. 장바구니 물가는 설이 지난 뒤에야 안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달걀(특란) 한 판(30개) 소비자가격은 전국 평균 7432원까지 올랐다. 전년 대비 43.3% 오른 가격이다. 달걀 값은 지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명절 수요 증가까지 겹쳐 급등하고 있다. 닭고기 가격은 ㎏당 5868원으로 전년 대비 15.9% 올랐고, 오리고기 값도 1만5057원으로 36.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설이 가까워질수록 차례상에 오르는 품목의 가격은 대체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우 등심(1등급) ㎏당 10만1448원(4일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밥 수요가 늘고 전 국민에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한우 등심 가격은 작년 6월 처음으로 10만원을 돌파했다. 이후 10만원선을 오르내리던 한우 가격은 지난 1월 말 잠시 9만원대로 내렸다가 2월 들어 다시 오르고 있다.
과일 가격은 상승 폭이 더 크다. 사과(후지) 10개 평균가격은 3만6233원으로 이번 달에만 7.2%(2453원) 올랐다. 배(신고) 가격은 10개당 4만8875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달걀 등 설 성수품 가격 안정을 위한 민관 합동 협의체 회의를 처음으로 열어 농축산물 공급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최근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을 애그플레이션(agflation) 대신 에그(egg·달걀)플레이션으로 바꿔 부를 만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달걀 수급 여건이 악화하는 경우 추가 수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어 “설 명절에 수요가 집중되는 사과·배 등의 공급을 평년 대비 2배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라며 “성수품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매점매석 금지 고시, 긴급수급수정 등의 조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는 정부의 이번 공급 확대책이 일시적인 수급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고병원성 AI 등의 문제가 해소돼야 밥상 물가가 잡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환 안양대 무역유통학과 교수(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는 “국내산 달걀의 경우 살처분된 산란계가 많아 공급량을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올해 농산물 작황이 개선되고 고병원성 AI도 잡히면 먹거리 물가 상승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 관계자도 “올해 전체 소비자물가가 오르는 데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높은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수입 달걀 등에 대한 국내 선호도가 낮기 때문에 결국 국내산 물량 공급이 늘어나야 농축수산물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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