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韓공매도 금지 재연장 후폭풍 클 것"

조유진 2021. 2. 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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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공매도를 금지해 온 한국이 공매도 금지 조치를 재연장하면서 후폭풍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신은 "한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는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기간이 가장 길었다"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을 비롯해 많은 유럽 국가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가 두 달 후 재개한 것은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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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장기간 공매도를 금지해 온 한국이 공매도 금지 조치를 재연장하면서 후폭풍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에서 가장 긴 기간동안 공매도를 제한해 온 한국이 이번 재연장 결정으로 인위적으로 시장 랠리를 지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또 시장 변동성 확대를 이유로 한시적 재연장에 나선 이번 결정은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 올 것이라고 했다.

전날 금융위원회는 오는 5월2일까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편입 종목에 한해 기관과 외국인, 개인 등 모든 투자자들에게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형주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 대해서는 별도 기한 없이 금지 조치를 연장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주가 폭락이 나타난 지난해 3월 금융 당국은 모든 주식의 공매도를 금지했다. 시장 변동성을 이유로 지난해 8월 한 차례 연장돼 내달 15일 종료 예정이었던 공매도 금지 조치가 이번 결정으로 5월2일까지로 추가 연장됐다.

이 같은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의 주요 근거는 시장 충격 최소화다. 전체 종목을 일시에 재개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재개하면서 충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공매도를 재개한 뒤 주가 지수 전체가 흔들리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인데, 통신은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체인지브릿지캐피탈의 빈스 로루소 펀드매니저 "공매도 금지가 시장 유동성을 높이고, 변동성을 감소시킨다는 증거는 많지 않다"며 "공매도 금지가 시장 변동성 억제에 회의적이라는 비판은 꾸준히 있어왔다"고 했다.

공매도 금지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이 오히려 더 클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공매도는 시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때 증시 과열을 막고 적정 주가를 찾아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공매도가 없는 시장에서 주가가 실제 가치 보다 고평가 되고 가격 거품이 형성되는 것도 이 같은 영향이다.

통신은 "한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는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기간이 가장 길었다"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을 비롯해 많은 유럽 국가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가 두 달 후 재개한 것은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흥국 중에서는 말레이시아가 지난해 12월 일찍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풀었고 인도네시아도 해제가 임박해 있다.

이 통신은 한국이 공매도 재개 시점을 5월로 미룬 것이 4월 보궐 선거와 내년 대선을 의식한 정치적 판단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은 "한국 정치의 포퓰리즘이 공매도 기간 재연장을 촉발시켰다"면서 "금융당국이 여론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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