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자격 박탈, SNS 올리면 소송"..미인대회 무슨 일이
국내 대표 미인대회 중 하나인 ‘미스그랜드코리아’ 대회 명칭을 둘러싼 다툼에 관한 법원의 첫 결과가 나왔다.
4일 ‘2020 미스그랜드코리아’를 주관한 한국 프리미엄 브랜드 진흥원(현 조직위)은 “전 조직위원회는 자신들이 주최하는 미인대회에 ‘미스그랜드코리아’ 등의 이름이 담긴 게시물을 배포해서는 안 된다”는 가처분 결과가 나왔다고 알렸다.
현 조직위는 “2017년~2020년까지 미스그랜드코리아 선발대회를 진행해온 전 조직위는 더는 이와 관련된 상표를 전혀 사용할 수 없으며 각종 온라인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출판물을 통해 게재하거나 배포할 수도 없게 됐다”고 말했다.
두 조직위 간 법적 다툼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미스그랜드코리아는 세계 3대 월드대회인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에 출전할 한국대표를 선발하는 대회로 알려졌다. 현 조직위는 미스그랜드인터내셔널 측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으므로 미스그랜드코리아 상표권 역시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 조직위는 “미스그랜드코리아 수상자들은 여러 국제 대회에 참가해왔으며 미스그랜드인터내셔널은 세계 대회 중 하나일 뿐이다. 미스그랜드코리아는 국내 고유 브랜드 미인대회”라고 맞섰다.
전 조직위 측은 이번 소송 결과에 대해 “현 조직위의 권리가 인정된 판결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법원은 ‘미스그랜드인터내셔널’ 상표를 소유한 태국 법인이 총 6000만원을 공탁하는 조건으로 전 조직위의 상표 사용을 막았을 뿐, 현 조직위의 권리를 인정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우라옥 재판장)는 지난달 20일 “전 조직위는 자신들이 개최하는 미인대회와 관련해 ‘미스그랜드코리아’라는 표장이 포함된 게시물을 정보통신망 또는 출판물을 통해 게재하거나 배포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다만 “이는 태국 법인이 총 6000만원을 공탁하거나 지급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그 밖에 한국의 현 조직위와 전 조직위의 신청은 모두 기각했다.
법원이 전 조직위 측을 향한 미스그랜드코리아에 대한 대회 명칭 사용 금지와 대회 개최 금지 등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현 조직위는 향후 형사‧민사 소송에도 나설 예정이다. 전 조직위 측은 “공탁금이 지급되지 않아 효력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 조직위가 해당 가처분 소송 결과에 불복해 항고했으므로 결론이 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현 조직위 측은 또 “2017~2020년 미스그랜드코리아 수상자들의 모든 수상자격을 박탈한다”고 밝혔다. 전 조직위 편에서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법정에서 불법적인 행위를 두둔해 미스그랜드코리아 선발대회의 명예와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이유다.
2017~2020년도 수상자들이 미스그랜드코리아 상표를 계속해서 사용할 경우 역시 법적 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 조직위는 “지금까지 각종 SNS에 올린 미스그랜드코리아 상표를 모두 삭제하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서도 전 조직위 측은 “현 조직위는 이러한 주장을 할 어떠한 법적 근거도 갖고 있지 않다”며 “모든 증거를 모아 법적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스그랜드코리아’ 대회를 둘러싼 법적 다툼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가처분 신청 외에도 본안 소송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 현 조직위와 전 조직위 측 모두 서로를 향해 형사·민사 소송을 예고하고 있어 법적 결론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정 : 2021년 2월 6일
한국 프리미엄 브랜드 진흥원(현 조직위) 측의 주장에 기초한 기존 기사에 대해 전 조직위 측이 반론권 보장을 요구해와 기사에 반영했습니다. 전 조직위는 “소송 절차는 끝나지 않았으며 승소라는 표현은 현 조직위 측의 주장일 뿐”이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둘 중 임성근 사표만 퇴짜···탄핵거래 의혹 키운 'CJ 뜻'
- 이웃집 설선물 택배 다 뜯어서 뿌렸다...아파트 '택배 테러' 범인의 정체
- 콜롬비아 선박서 100만명 분량 코카인 발견…"시가 1050억"
- "韓아저씨 흉내 내려다···“ '미나리' 스티븐 연이 털어논 고민
- 사이다 전개+팔색조 그녀 통했다···'암행어사' 무서운 뒷심
- "백설기 줬다 쓰레기통 버려져…" 공무원 울리는 '시보 떡' 문화
- 협의 내용 공개에 심기불편? "애플, 현대와 전기차 논의 중단"
- 그가 뜨자 까마귀 떼 물러섰다···하늘의 제왕 '독수리' 위용 (영상)
- 박영선·안철수·금태섭·조정훈…이들 과거엔 '이 사람' 있었다
- '북한 원전' 때도 똑같았다···청와대 브리핑으로 본 '문 대통령 격노'의 공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