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중에 민폐끝판왕 헌팅포차 "둘이 들어와 셋이 나가요"
유흥업소가 몰려있는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 먹자골목의 한 헌팅포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일어나며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헌팅포차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변칙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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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음식점’인 헌팅포차?
4일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포차끝판왕’ 건대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51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업소는 감성주점·헌팅포차 유형의 업소였으나 일반음식점으로 등록을 바꾸고 영업해왔다고 한다. 역학조사 결과 이 업소 이용자들은 춤을 추거나 2~3층 테이블을 오가며 술을 마시는 등 밀접 접촉이 있었다. 일부 이용자는 마스크 착용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문제는 일부 감성주점·헌팅포차가 이런 식으로 영업하고 있다는 것이다. 집합금지를 피하기 위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을 변경한 뒤에도 이전의 영업 방식을 바꾸지 않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헌팅포차가 집합금지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등록을 변경한 사례들이 있다"며 "일반음식점으로 업종을 등록하면 매장 내에서 춤을 추거나 하는 등의 행위가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헌팅포차들이 지난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게시물에 따르면 이곳을 찾은 일부 손님들은 춤을 추며 술을 마셨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손님도 곳곳에 있었다. 한 헌팅포차는 '교복을 입고 오면 술을 싸게 팔겠다'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이곳을 방문한 여성 2명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인증 사진을 SNS에 올렸다.
일부 유흥주점의 홍보도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광진구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룸 술집 놀러 오면 안주 1+1” “두 명이 들어오면 셋이 돼서 나가는 아늑한 룸이 있는 술집으로 와달라”는 홍보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홍보 글을 올린 업소는 각각 다른 곳으로, 모두 건대입구역 먹자골목에 있다. 이들 가운데 한 곳은 “오후 4시부터 영업하고 있으니 많이 와달라”고 했다. 이 홍보 글에는 “건대에서 집단감염이 나왔는데 술집 홍보를 하면 어떡하냐” “이러니 코로나19가 안 끝나는 거다”와 같은 비난 댓글이 수백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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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파악 등으로 단속 어려움”
단속 권한이 있는 지자체 등은 단속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일반음식점은 따로 명단이 없어 자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면서도 “헌팅포차 관련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민원 내용은 지속해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진구 관계자는 이번 헌팅포차 집단감염과 관련해 “꾸준히 지도·점검을 나갔으나 해당 업소들이 일반 주점과 헌팅포차를 오가며 영업 형태를 빠르게 바꿔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헌팅포차 관련 집단감염을 놓고 “제2의 이태원 발(發) 집단감염 사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개된 확진자 동선에 따르면 일부 확진자가 또 다른 감성주점·헌팅포차 등을 찾았기 때문이다. 일부 지자체 등은 뒤늦게 일반음식점으로 업종을 바꾼 감성주점과 헌팅포차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헌팅포차와 관련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오늘(4일) 당장 점검에 나간다. 사람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오후 7~9시에 집중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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