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타트업 선구자' 안철수 "도전하는 후배들 보니 희망 느껴"
"제가 창업했을 땐 벤처기업이라는 말도 없었다
나라가 발전해 후배들 도전하는 모습 보니 희망"
"제가 처음 창업했을 때가 1995년이다. 벤처기업도, 벤처기업이라는 말도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화두로 꼽히고 있는 블록체인 분야에서 꿈을 펼쳐나가고 있는 스타트업 꿈나무들을 만나 그야말로 불모지였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분야에 뛰어들어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를 설립한 25년 전을 떠올리며 한 말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이면서도 불모지였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분야에 눈을 돌려 V3라는 '안티 바이러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성공한 벤처사업가이다. 이 같은 안 대표의 독특한 이력은 자연스레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지금까지도 안 대표의 정치행보에 든든한 밑바탕이 되어주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에 있는 공동주거·업무공간 '논스'를 방문해 '블록체인 스타트업 간담회'를 열고 블록체인 인프라와 서비스, 커뮤니티 등 업계의 전반적인 동향을 파악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하시은 논스 대표와 정장환 스트롱벤처VC 대표·김지윤 DSRV 대표·강유빈 논스 클래식 대표·이윤우 팬토피아 대표·김주연 펀디엑스/얼트라잇 대표·이예훈 체인앱시스 대표가 등 관련 스타트업 회사를 운영 중이거나 창업을 준비 중인 젊은이들이 모였다.
후배들을 바라보며 1995년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창립 당시 사무실을 구할 자본금이 부족해 자신의 집에서 업무를 볼 정도로 성장통을 겪었던 자신의 과거가 떠올랐던 것일까. 안 대표는 "희망을 보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제가 처음 창업했던 25년 전에는 IMF 외환위기 전이라 그 당시는 벤처기업이라는 말도, 벤처기업도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는데 이제 우리나라도 이만큼 발전을 해서 많은 후배들이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니까 '우리나라는 정말 희망이 있는 나라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스타트업 대선배'에서 정치 나선 安에 청년들 호소 이어져
"정부 정책은 탁상행정…흐름 이해 부족하니 현실 외면 정책"
열띤 토론이 벌어진 이날 간담회에서는 '스타트업 대선배' 안 대표를 향한 후배들의 현실적 어려움에 대한 하소연과, 이제는 정치권에 발을 들인 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 마련을 통해 마음껏 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해달라는 호소가 이어졌다.
특히 블록체인과 관련된 각종 규제 탓에 국내 산업의 발전을 물론이고, 외국의 수준 높은 블록체인 관련 인재들을 확보할 기회를 놓치고 있는 점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컸다
안 대표는 2019년 유럽 체류 당시 블록체인 분야 선도 국가로 평가되는 에스토니아를 직접 방문했던 경험을 돌아봤다. 그는 "에스토니아는 수원시보다 조금 더 큰 정도다.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1991년 이후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었는데 IT 쪽으로 집중해 나라를 발전시키다 보니 지금 보면 어떤 면에서는 우리보다 더 앞서가는 디지털 사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에스토니아는 블록체인을 정부 시스템, 국가적으로 제일 먼저 도입한 나라다. 차관급 정부 CIO에게 그런 일이 어떻게 민간도 아니고 정부에서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우리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고, 무서워서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시도해서 실패하면 배우는 게 있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그런 문화가 참 부러웠다. 우리도 그런 점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앞두고 있는 안 대표는 "여기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여러 가지 정부의 정책이 아직도 그냥 탁상행정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직접 현장을 보고 기술의 흐름 자체를 이해하는 그런 것들이 부족하다 보니 현장과 동떨어지는 정책이 나온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점들을 서울시가 앞장서서 풀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당초 예정됐던 간담회 시간을 넘겨 사회자가 마쳐야 할 것 같다는 발언을 했는데도 안 대표는 "아직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을 다 못해 더 얘기하겠다"며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성범죄 예방책 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이 대부분 청년층인만큼, 청년들을 위해 준비 중인 주거정책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간담회가 종료되자 참석자들의 사진 촬영 요구가 쏟아졌다. 안 대표는 일일히 요구에 응하며 격려를 건네는 모습이었다. 현장을 떠나며 "감사하다"는 청년들을 향해 안 대표는 "다음에는 기자들과 함께 오지 않고 혼자 찾아오겠다"고 약속했고, 청년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데일리안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야권 대진표 확정…'아름다운 단일화' 만들 수 있을까
- "사법부에 재갈 물리려"…야권, 헌정사 초유 법관 탄핵안에 맹폭
- "전범·이적행위 맞다"…야권, 北 원전 의혹 '공작'이라는 與에 맹공
- [최현욱의 저격]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진보 진영의 성인지 감수성
- [최현욱의 저격] 금태섭 떠나 보낸 민주당, 이렇게 기울어가나
- 한동훈 "이재명, 판사 겁박…최악의 양형 사유"
- '협력 사무국' 출범한 한미일, 공조 강화…그럼에도 관건은 '트럼프 2기'
- 빗속에서 집회 나선 이재명 "이재명 펄펄하게 살아서 인사드린다" (종합)
- 클리셰 뒤집고, 비주류 강조…서바이벌 예능들도 ‘생존 경쟁’ [D:방송 뷰]
- '승점20' 흥국생명 이어 현대건설도 7연승 질주…24일 맞대결 기대 고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