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논의 중인 현대차..정의선, 5년 전엔 애플워치 착용
"현대·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
애플카 생산 거점 될 가능성"
애플의 첫 ‘애플카’ 생산 파트너로 현대자동차를 꼽는 국내외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외신은 물론 애플 관련 전문가들이 현대차·기아의 미국 조지아 공장이 애플카 생산의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구체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18년 1월 미국 소비자가전쇼(CES)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IT기업보다 더 IT기업 같아져야 한다”며 회사 임직원을 독려한 지 3년 만이다. 현대차와 애플이 어디까지 손을 잡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애플 두 회사가 실제로 제휴할 경우 협업 거점으로는 기아 조지아 공장이 꼽힌다. 조지아 공장은 2009년 완공한 이후 현대 싼타페도 혼용 생산할 만큼 생산능력에 여유가 있다. 기아와 달리 현대는 아이오닉, 제네시스 같은 독자 브랜드로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 공략을 위한 브랜드 마케팅에 주력한다.
현대차는 최근 애플의 아이폰을 자동차 키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인 이 서비스는 현대차가 BMW에 이어 두 번째로 애플로부터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공유 받았기 때문에 가능하다. API는 운영체제나 애플리케이션(앱)을 연결해주는 일종의 컴퓨터 명령어다. 애플은 아이폰의 보안을 위해 다른 회사에 API 공유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현대차와 애플의 우호적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대목이다. 현대차가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과 자율주행 협력 범위를 넓히던 중 애플과도 선이 닿았고, 애플도 지난해 하반기쯤 ‘타이탄 프로젝트’(애플카 개발 프로젝트명)를 재개하면서 현대차에 제휴를 요청했다고 한다.
정 회장도 예전부터 전자기기, 특히 애플 제품을 선호해왔다. 실제 개인 휴대전화로 아이폰을 사용하고, 2016년 리우 올림픽 양궁 경기 때에도 정 회장은 애플워치를 차고 한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현대차의 사풍도 외부 협력에 적극적이다. 1967년 설립 이후 포드 차량을 조립 생산하는 ‘코티나’로 완성차 사업을 시작했고, 가솔린 엔진 개발은 일본 미쓰비시와 기술 제휴했다. 현대차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대가 수직계열화만 추구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실제로는 부족한 분야는 외부와 과감히 협력하면서 50년 넘게 생존해왔다”고 전했다.
애플과의 제휴 수준에 따라 기아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에서 기업 간 거래(B2B)로 사업 축을 상당 부분 전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B2B 격인 위탁생산(파운드리)에 전념하는 대만 기업 TSMC의 시가총액(약 738조원)이 삼성전자(약 495조원), 인텔(약 261조원)보다 크다. 현대차는 현재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플랫폼(E-GMP)을 현대·기아 이외 다른 메이커에 판매하는 B2B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애플과 현대차의 파트너십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전기차 사업을 애플 스스로 포기할 수 있고, 제조가 아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수준에서 두 회사 간 협력이 결정될 수도 있다. 애플 소식에 정통한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최근 “현대차 이외에도 GM, 푸조-시트로앵도 애플카 협업 대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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