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부평2공장 절반만 가동..반도체 품귀로 생산 차질

김영주 2021. 2. 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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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처음으로 내주부터 감산
북미 수출용 트랙스·말리부 영향
현대·기아, 당장 차질 없지만 주시
폴크스바겐·포드 등은 이미 감산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으로 완성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GM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에서 생산돼 선적을 기다리는 차량. [로이터-연합뉴스]

국내 자동차업계에도 자동차용 반도체 품귀로 인한 차량 생산 차질이 현실화했다. 한국GM이 국내 업체 중에는 처음으로 반도체 공급 차질로 일부 공장 가동을 줄일 방침을 밝히면서 생산 차질은 물론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GM은 4일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부평 2공장을 8일부터 절반만 가동한다”며 “부품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해 수급 방안을 찾아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평 2공장은 북미 수출용 트랙스·말리부를 하루 2교대로 약 480대 생산한다. 공장을 절반만 가동한다면 생산 감소분은 한 달 기준 약 5000대가 된다. 이는 당장 수출 감소로 이어져 한국GM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국내 완성차업계의 감산 결정은 예견된 일이다.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이 한 덩어리로 엮여 있어 한국만 피해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은 유럽·미국·일본 등 4~5개의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가 독과점하고 있으며, 실제 생산은 대만 TSMC 등 일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가 도맡아 하는 구조다. 파운드리 업체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완성차 생산이 줄어들자 이에 맞춰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줄였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19 회복세 이후 글로벌 자동차 생산이 늘어난 데다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전기차 수요가 폭등해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현대차·기아 등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비해 공급망을 관리 중이다. 현대차·기아는 다만 “당장 감산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7일 실적발표에서 정성국 기아 IR 담당 상무는 “자동차업계 전체가 빠듯한 서플라이(공급) 상황에 직면한 것은 맞다”면서도 “지난해 말부터 (차량용 반도체) 재고 확충과 대체 사양을 찾는 등 단기적으로 생산 차질이 없도록 관리해 당장 생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와이어링 하니스(자동차 배선 뭉치) 공급 부족 사태로 국내·해외 공장이 ‘셧다운(공장 가동 중단)’ 하면서 전체적으로 부품 공급망을 점검했다”며 “다른 완성차업체보단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모두 공급 차질을 빚고 있어서 현대차·기아도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증산 결정에서 실제 생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4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TSMC는 지금 생산하는 모든 자동차 마이크로컨트롤러 유닛(MCU)의 70%를 제조해 병목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며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글로벌 완성차업체는 1분기 67만대의 생산 감소가 예상되고 중국이 25만대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미국 GM 본사는 3일(현지 시각)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북미 지역 3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폴크스바겐을 포함해 포드· 스바루·도요타·닛산·미쓰비시·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회사들이 이미 감산을 결정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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