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자 대출 조이자 중금리로 살길
카뱅, 중·저신용자용 상품 곧 출시
네이버, 온라인 소상공인 대출 확대
인터넷은행과 핀테크(금융+기술) 업체가 중금리 대출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금융 당국이 각종 규제에 나서며 고신용자 대출이 줄어들자 해당 업체들이 새로운 길을 찾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4일 ‘연계대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중·저신용자 대출상품 다변화에 나섰다는 뜻이다. 케이뱅크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는 고객에게 제2금융권의 중저금리 대출 상품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해당 금융회사는 신한·유진·JT친애저축은행과 DGB·하나캐피탈이다. 케이뱅크 고객이 이런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으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대출금리를 최고 1%포인트 우대해 준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도 최근 “지난해보다 (중금리 대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판매 중인 중금리 대출(상품)을 유지한다. 별도로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관련 사업 확대를 노리는 네이버도 소상공인 대출 경쟁에 뛰어들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29일 기준 네이버 쇼핑에 입점한 중소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 신청 기준을 낮춰주기로 했다. 기존에는 3개월 연속 월 매출 100만원 이상이어야 대출이 가능했다. 이제는 3개월 연속 월 매출 50만원 이상 사업자에게도 담보나 보증 없이 최고 5000만원까지 연 3.2~9.9%의 금리로 대출해준다.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다.
김태경 네이버파이낸셜 대출담당 리더는 “자체 신용평가를 바탕으로 온라인 소상공인 대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상공인 대출 상품을 출시한 뒤 두 달 동안 신청자의 40%가 대출 승인을 받았고 대출자 중 원리금을 연체한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가계 빚은 170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처음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다. 그러자 금융위원회는 연 소득 8000만원을 초과하는 고소득층 대상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금융계에선 인터넷 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의 중금리 대출 확대가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핀테크와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를 새로운 고객으로 여기는 것은 금융 당국이 시행한 고신용자 대출 규제가 의도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NICE신용평가정보의 2018년 분석에 따르면 개인 신용대출 시장에서 저금리(연 1~9%)의 비중은 66.7%였지만 중금리(연 10~15%)의 비중은 15.5%에 그쳤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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