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해도 충격 없었다"vs"과거와 상황 다르다"
전문가 "코스피 폭락 주장은 과격"
"예전과 달리 코스피 70% 넘게 올라
거래 허용하면 폭락할 것" 우려도
금융 당국이 공매도 금지 재연장과 오는 5월 부분 재개 카드를 꺼내 든 주요 근거는 ‘시장 충격 최소화’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재개하면 주식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한다. “코스피가 2000선으로 내려앉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과격한 주장”이라고 일축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공매도를 재개한다고 시장의 흐름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 등과 공동 자료(‘공매도 사실은 이렇습니다’)까지 배포하며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금융위는 오는 5월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에 속한 350개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코스피200 종목의 공매도 잔액은 코스피 전체의 94.4%, 코스닥150 종목의 공매도 잔액은 코스닥 전체의 74.5%를 차지한다.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 잔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셀트리온(1조8266억원), 코스닥 시장에선 에이치엘비(2678억원)다.
과거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한 건 2008년과 2011년 두 차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8개월간 전 종목의 공매도를 금지했다. 공매도를 재개한 2009년 6월 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38% 오른 1415.1을 기록했다. 2011년에는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3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다. 공매도를 재개한 2011년 11월 1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94% 하락했다. 하지만 3주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017년 공매도 관련 연구 결과를 내놨다. 당시 연구원은 2008년 7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량 비중과 주가 수익률 간 상관계수를 -0.0389로 추산했다. 연구원은 “상관계수의 절댓값이 낮다. 공매도 거래가 주가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에서 공매도 금지 기간 수익률(21.3%)과 공매도 재개 직후 1일 수익률(-1.9%), 해제 직후 5일 수익률(0.6%)은 공매도를 계속 허용했던 미국과 영국 등의 같은 기간 수익률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공매도가 금지된 지난해 3월 이후 코스피가 70% 넘게 급등한 만큼 공매도 재개 후 하락 폭이 클 수 있다는 얘기다.
개인 투자자들의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의 정의정 대표는 “한국 주가 상승은 대형주가 이끌었기 때문에 대형주에 한해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주가지수 전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주가 급등은 공매도 금지 때문만이 아니라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 회복 기대, 기업 이익 증가세가 맞물린 결과”라며 “(공매도 재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는 대체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해 공매도가 집중될 가능성이 작다”며 “주가는 미국 게임스톱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기업 가치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이나 코스닥150에 들지 않지만 시가총액이 크고 공매도가 활발했던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의영·안효성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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