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주니오의 작별인사 "울산과 서로 사랑했다. 꼭 다시 만나자"
[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 = 울산현대는 한국 시간으로 4일 밤 열리는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월드컵을 통해 2021시즌의 막을 올린다. 홍명보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고, 원두재와 윤빛가람, 김태환, 김인성 등 기존 선수들이 유지하는 틀에 이동준, 김지현, 신형민, 루카스 힌터제어 같은 새로운 선수들이 모습을 선보인다.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피날레로 2020시즌을 마쳤지만, 울산은 큰 변화를 택했다. 감독 교체가 대표적이었고, 스쿼드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팀은 미래를 위해 베테랑 다수와 결별했다. 그 중 한 명이 2020시즌 K리그와 아시아 무대에서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군림한 주니오다.
울산과의 기존 계약이 종료된 주니오는 재계약에 실패했다. 그의 압도적인 득점력을 지켜 본 전북도 잠시 관심을 가졌지만, 최종적으로 일류첸코 영입으로 노선을 정했고 결국 주니오는 K리그를 떠나 새로운 무대로 향해야 했다. 현재 중국 슈퍼리그의 창춘 야타이 이적이 유력한 그는 지난달 28일 중국으로 입국해 자가격리 중인 상태다.
최근 주니오에게 서면 인터뷰를 요청했고, 그는 울산과 한국에서 보낸 4년의 커리어를 잘 정제된 표현으로 답해서 돌려줬다. 울산과 한국을 사랑했던 주니오와 그의 가족은 꼭 다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 울산에서의 3년을 포함, 한국에서 4년의 시간을 마무리했다. 만남이 있으면 작별도 따르는 법이지만, 그 4년을 아직 다 정리하지 못했을 것 같다.
한국에서의 시간은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을 잊지 않을 것이고 많은 것을 배웠다. 내겐 두번째 집 같은 곳이다. 한국은 나와 가족에게도 큰 사랑을 주었다. 그리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들었다. 아내와 두 딸도 한국을 너무 사랑했다. 당연히 한국을 떠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모든 게 좋았던 곳이었지만, 나의 선수 커리어를 생각하면 이번이 떠날 때였다. 나를 믿어주는 곳으로 갈 것이다.
- 울산과의 재계약이 어려워질 것임을 언제 예감했나? 전북도 잠시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안다. 울산 팬들은 전북으로 가는 것은 바라지 않았던 것 같다.
울산이 나를 더 이상 믿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이다. 에이전트가 전북이 문의는 해 왔다고 했지만, 결국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
- 떠나기 전 울산에 근사한 선물을 했다. 8년 만의 아시아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2020년 엄청났던 본인의 활약에 더 없이 완벽한 피날레였다.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는 내게도 완벽했지만 동료들과 팬들에게도 같은 의미지 않았을까? 팬들에게 이 트로피를 선물할 수 있었고, 팀의 역사에 트로피를 더하는데 기여한 것은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의미 있었다. 울산 팬들은 이 트로피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들은 엄청나다(amazing)!
- 만 34세의 나이에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조명받았다. 중국의 티탄스포츠미디어가 선정하는 아시안 발롱도르에서 손흥민, 아즈문(이란)에 이어 3위를 했다. 사실상 아시아에서 뛰는 선수 중에서는 최고였다는 얘기다. (한국에서는 내가 투표권을 갖고 있었다. 나 역시 주니오를 3위로 선정했다)
아시아에서 3위 선수가 되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몸을 잘 관리하고 정신력을 강하게 유지한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높은 수준에서 오랫동안 경기할 수 있다.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 자신감을 더할 수 있을 것 같다. (투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2020년의 주니오는 K리그 역사에서 2012년의 데얀과 더불어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어떤 동기부여가 자신의 득점력을 더 강력하게 만들었다고 생각되나?
2020시즌은 내 커리어 최고의 시즌이었다. 이 시즌을 위해 잘 준비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 의구심을 가졌지만, 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 내 주된 동기는 스스로 더 발전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과 계속되는 향상심이 2020시즌의 성과를 만들었다. 올해도 기대가 크다! 이미 스스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가오는 2021시즌이 어떨지 지켜보자.
- K리그와 FA컵에서 잇달아 준우승에 그치고, 챔피언스리그에 가서 울산이 그렇게 완벽한 챔피언의 길을 걷게 될 지 아무도 몰랐다. 본인의 각오는 어땠고, 팀 전체가 어떤 모습으로 위대한 성취를 했다고 보나?
사실이다! 우리 선수들을 제외하곤 울산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리라고 믿지 않았다.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었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자고 약속했다. 이 대회에서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자신, 그리고 우리의 가족들을 위해 뛰었고 위대한 성과가 돌아왔다. 우리를 믿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 비행기 안에서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안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트로피에 대한 애착이 특별했나 보다.
하하하. 그 사진은 내가 트러피를 얼마나 원했는지를 보여준다. 그 사진을 꼭 프린트해서 내 집에 붙여 둘 것이다.
- 많은 팬들은 한국에서 주니오를 다시 보고 싶을 것이다. 기회가 다시 생길까?
당연히 가능하다! 다시 한국에서 뛴다는 것은 엄청나게 좋은 경험이다. 한국은 이제 내 집이고, 항상 환영받는다는 느낌이 있다.
- 울산이라는 팀과 도시, 그리고 그 곳의 팬들에게 마지막 감사를 보낸다면?
울산현대와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그들은 날 많이 사랑해줬다. 내가 울산이라는 도시와 한국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적절한 단어가 없다. 작별 인사는 하지 않겠다. 머지않아 꼭 다시 만날 테니까 ❤️
사진=울산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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