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선경선 나가려고?".. 정세균 "본인 얘기?" 응수

김성욱 2021. 2. 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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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질문]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으로 공세 편 야당, 홀로 싸운 정 총리

[김성욱, 남소연 기자]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를 상대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홍준표 의원 : "2006년도 2월에 대정부 질문하고 15년 만에 합니다. 총리님, 요즘 말씀이 굉장히 거칠어지셨어요. 대선후보 경선 나가려니 그렇게 되셨죠?"
정세균 총리 : "네? 아… 본인 얘기를 말씀하시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홍준표 의원 : "안 나가십니까?"
정세균 총리 : "저는 코로나19와 싸우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홍준표 의원 : "총리, 문재인 대통령 가족관리 잘하고 있습니까? 체코에서 영부인과 보여준 태도는 부부 해외여행 간 것 같았다고 해요. 현직 대통령 딸이 해외 이민간 것도 지금까지 역사상 없었습니다. 아들은 또 본인을 영세 예술인으로 자처하면서 지원금을 1400만 원이나 수령하고 당당하게 반박을 합니다. 이런 걸 보면서 시중에 국민들이 '나라가 니꺼냐'라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총리."

정세균 총리 : "제가 결례의 말씀을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저는 홍 의원께서 야권의 지도자 중 한 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총리를 불러서 지금 같은 상황에서 질문을 하실 때에는 현재 국민들의 눈물을 어떻게 닦아줄 것인가, 어떻게 이 나라의 미래를 제대로 설계해서 우리들 다음 세대가 잘 살 수 있게 할 것인가, 또 미국도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했으니 남북 문제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로 저와 나눌 수 있는 얘기가 많을 텐데, 지금 말씀하신 이슈가 좀 적절하지 않은 게 아닌가 합니다. 제가 실례를 무릅쓰고 말씀 드립니다."

4일 국회 대정부 질문, 여야 잠재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두 중진 정치인의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은 주로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을 고리로 "북한에 건넨 USB를 공개하라"며 공세를 폈다. 여당은 "근거 없는 색깔론"이라며 맞섰다.

야당 "USB 공개하고 국정조사 받아라" vs. 정세균 "관례 알면서 정치공세"
  
 정세균 국무총리가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은 정세균 국무총리를 상대로 "정부가 북한에 제공한 USB를 미국에는 건네주면서 이 문제에 가장 이해관계가 깊은 대한민국 국민들한테는 알리지 않고 있다"라며 "너희들은 알 필요가 없다는 뜻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홍 의원은 "이걸 두고 여당은 북풍공작, 색깔론을 얘기하지만 색깔론도 아니고 북풍공작도 아니다. 이것은 이 정권의 본질론"이라고 비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강원 강릉)도 "이 문제에 대한 여권의 반응을 보면 '친문 벌떼 작전' 같다"라고 힐난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과거 한일 위안부 협의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아베 전 일본 총리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건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건 내로남불"이라며 "대통령이 한마디만 하면 벌떼처럼 거수기 노릇을 하는데, 이번 건에 대한 야당의 국정조사 요청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정세균 총리는 "정상간 주고 받은 것은 공개하지 않는 게 국제 관행이자 외교적 관례"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 총리는 "해당 USB를 남북문제를 함께 협의하는 미국의 책임있는 당국자에게 준 것이지 미국의 국민들에게 전달한 게 아니지 않나"라며 홍준표 의원 주장을 논박했다. 그는 "이외에도 일반 국민께 보고 드리지 않고 미국 정보 당국과 주고 받는 정보가 굉장히 많이 있고, 그것은 국익에 합치하기 때문"이라며 "그런 사실은 야당도 잘 알면서 정치적 공세를 펴고 있다"라고 역공을 폈다.

정 총리는 "한일위안부합의 내용 역시 전부 공개한 것이 아니라 일부만 했지 않나. 최근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이번 USB 건을 둘러싼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설명한 정도의 범위에서 한 것이었다"라며 권성동 의원의 공격에도 적극 맞섰다.

정 총리는 권 의원의 국정조사 수용 요구에도 "국정조사는 국회에서 수용하는 일이지 정부가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정세균 "사면론? 옛날과 참 많이 달라"… 홍준표 "이낙연 낙마 보니 겁나나"

한편, 정세균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재난지원금에 대한 질문에 "'넓고 얇게' 보다는 '좁고 두텁게' 하는 차등지급이 옳다는 생각"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선별+보편 지급의) 이낙연 대표의 말씀에 전적으로 다른 의견을 얘기한 건 아니다"라며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춰 선택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두고선 "국민적 동의가 선행하지 않으면 실행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생각이 옛날과 지금이 참으로 많이 달라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홍준표 의원이 "이낙연 대표가 낙마하는 걸 보고 겁이 나나"라고 하자 정 총리는 "그걸 그렇게 연결시키는 것은 홍준표 의원 답지 않다"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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