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선경선 나가려고?".. 정세균 "본인 얘기?" 응수
[김성욱, 남소연 기자]
▲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를 상대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
ⓒ 남소연 |
정세균 총리 : "네? 아… 본인 얘기를 말씀하시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홍준표 의원 : "안 나가십니까?"
정세균 총리 : "저는 코로나19와 싸우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홍준표 의원 : "총리, 문재인 대통령 가족관리 잘하고 있습니까? 체코에서 영부인과 보여준 태도는 부부 해외여행 간 것 같았다고 해요. 현직 대통령 딸이 해외 이민간 것도 지금까지 역사상 없었습니다. 아들은 또 본인을 영세 예술인으로 자처하면서 지원금을 1400만 원이나 수령하고 당당하게 반박을 합니다. 이런 걸 보면서 시중에 국민들이 '나라가 니꺼냐'라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총리."
정세균 총리 : "제가 결례의 말씀을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저는 홍 의원께서 야권의 지도자 중 한 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총리를 불러서 지금 같은 상황에서 질문을 하실 때에는 현재 국민들의 눈물을 어떻게 닦아줄 것인가, 어떻게 이 나라의 미래를 제대로 설계해서 우리들 다음 세대가 잘 살 수 있게 할 것인가, 또 미국도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했으니 남북 문제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로 저와 나눌 수 있는 얘기가 많을 텐데, 지금 말씀하신 이슈가 좀 적절하지 않은 게 아닌가 합니다. 제가 실례를 무릅쓰고 말씀 드립니다."
4일 국회 대정부 질문, 여야 잠재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두 중진 정치인의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은 주로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을 고리로 "북한에 건넨 USB를 공개하라"며 공세를 폈다. 여당은 "근거 없는 색깔론"이라며 맞섰다.
▲ 정세균 국무총리가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남소연 |
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은 정세균 국무총리를 상대로 "정부가 북한에 제공한 USB를 미국에는 건네주면서 이 문제에 가장 이해관계가 깊은 대한민국 국민들한테는 알리지 않고 있다"라며 "너희들은 알 필요가 없다는 뜻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홍 의원은 "이걸 두고 여당은 북풍공작, 색깔론을 얘기하지만 색깔론도 아니고 북풍공작도 아니다. 이것은 이 정권의 본질론"이라고 비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강원 강릉)도 "이 문제에 대한 여권의 반응을 보면 '친문 벌떼 작전' 같다"라고 힐난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과거 한일 위안부 협의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아베 전 일본 총리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건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건 내로남불"이라며 "대통령이 한마디만 하면 벌떼처럼 거수기 노릇을 하는데, 이번 건에 대한 야당의 국정조사 요청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정세균 총리는 "정상간 주고 받은 것은 공개하지 않는 게 국제 관행이자 외교적 관례"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 총리는 "해당 USB를 남북문제를 함께 협의하는 미국의 책임있는 당국자에게 준 것이지 미국의 국민들에게 전달한 게 아니지 않나"라며 홍준표 의원 주장을 논박했다. 그는 "이외에도 일반 국민께 보고 드리지 않고 미국 정보 당국과 주고 받는 정보가 굉장히 많이 있고, 그것은 국익에 합치하기 때문"이라며 "그런 사실은 야당도 잘 알면서 정치적 공세를 펴고 있다"라고 역공을 폈다.
정 총리는 "한일위안부합의 내용 역시 전부 공개한 것이 아니라 일부만 했지 않나. 최근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이번 USB 건을 둘러싼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설명한 정도의 범위에서 한 것이었다"라며 권성동 의원의 공격에도 적극 맞섰다.
정 총리는 권 의원의 국정조사 수용 요구에도 "국정조사는 국회에서 수용하는 일이지 정부가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정세균 "사면론? 옛날과 참 많이 달라"… 홍준표 "이낙연 낙마 보니 겁나나"
한편, 정세균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재난지원금에 대한 질문에 "'넓고 얇게' 보다는 '좁고 두텁게' 하는 차등지급이 옳다는 생각"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선별+보편 지급의) 이낙연 대표의 말씀에 전적으로 다른 의견을 얘기한 건 아니다"라며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춰 선택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두고선 "국민적 동의가 선행하지 않으면 실행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생각이 옛날과 지금이 참으로 많이 달라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홍준표 의원이 "이낙연 대표가 낙마하는 걸 보고 겁이 나나"라고 하자 정 총리는 "그걸 그렇게 연결시키는 것은 홍준표 의원 답지 않다"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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