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무공천에 표정관리..민주당-열린민주 단일화는 힘 셀까
정의당이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오는 4ㆍ7 재ㆍ보궐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하면서 범 진보진영의 후보 구도는 3차 방정식에서 2차 방정식으로 간소화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민주당과 단일화는 없다”고 천명해온 정의당 지지층을 손 쉽게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의당 지지층 내부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도 무시할 수 없지만 정의당 후보가 사라진 이상 상당수는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게 될 것”(이준호 여론조사전문기관 에스티아이 대표)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게 남은 단일화 파트너는 열린민주당뿐이다.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에 기대 국회에 1석을 얻은 군소정당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도 서울시장 후보를 냈지만 존재감이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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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전지 서울…열린민주당 정당 지지율 6.8%
서울시장 선거에만 예비 후보를 낸 열린민주당은 김진애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간 경선을 거쳐 9일 후보를 정한다. 의석수 3석에 불과한 당이지만 지지율 1%가 급한한 민주당에게 절박한 단일화 파트너일 수 있다. 4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열린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6.8%로 국민의힘(37.1%)-민주당(24.8%)-국민의당(7.2%)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6석인 정의당(3.1%)보다 2배가 넘는 수치다.
반면 야권 단일화를 전제로 한 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결과들이 계속되고 있다. 전날 발표된 알앤써치의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지난달 30일~지난 1일)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될 경우 민주당 후보들은 오차범위 밖에서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상호 의원 28.1% 대 안 대표 41.5%,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33.5% 대 안 대표 39.7% 라는 식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서울 지역구의 민주당 의원은 “당내선 지나치게 갈등지향적인 열린민주당의 이미지가 중도 공략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지지율 상으론 단일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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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열린민주당 단일화는 기정사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모두 단일화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선거 전략 수립에 관여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은 “양당 모두 단일화 자체에 대해선 이미 공감대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 관계자도 “지난해 당원 의식 조사 결과 82%가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9일 열린민주당 후보가 정해지면 실무 대화를 시작하고 3월1일 민주당 후보가 확정되면 공개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당 4명의 예비후보들의 생각도 같다. 우상호 의원과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지난달 12일 이미 “각 당의 최종 후보가 될 경우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한다”고 발표했고, 박 전 장관도 여러 인터뷰에서 “(열린민주당과의 단일화) 필요하다면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열린민주당 소속인 정봉주 전 의원은 “당 대 당 통합부터 하자”고 주장하곤 있지만, 단일 후보를 내야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이견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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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을 듯
문제는 단일화의 효과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지금 조사되는 서울 보선 여론조사에는 열린민주당 지지자들의 표가 모두 박 전 장관 지지율에 반영돼 있다. 단일화 발표를 한들, 그 자체만으론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더 오를 게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거기획단 소속의 한 의원 역시 “한 표가 급하니 단일화는 하겠지만, 지금 열린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그대로 우리 후보에게 플러스 될 거라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전략통 의원도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단일화는 이미 전제조건”이라며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변수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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