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첫 통화..32분간 북한·중국·한미동맹 다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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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 통화를 하고 "조속히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함께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두 정상은 또 한·미동맹 업그레이드, 한·미·일 협력, 대(對) 중국 문제 등 핵심 외교안보 사안을 논의한 뒤 코로나19가 안정되는 대로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두 정상이 첫 통화에서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에 뜻을 모은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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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분주한 시기 전화 감사"
바이든 "통화 못할 정도로 안 바빠"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 통화를 하고 “조속히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함께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두 정상은 또 한·미동맹 업그레이드, 한·미·일 협력, 대(對) 중국 문제 등 핵심 외교안보 사안을 논의한 뒤 코로나19가 안정되는 대로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이날 정상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14일 만으로, 32분 동안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한·미가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진전시키기 위해 공동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한반도 문제 해결의 당사국인 한국의 노력을 평가하면서 “한국과 같은 입장이 중요하며 한국과 공통 목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두 정상이 뜻을 모은 ‘포괄적인 대북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 담판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시도해왔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담판 방식과는 달리 실무 협상에서 출발하는 상향식 접근에 방점을 뒀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북한에 대한 접근법과 정책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아직 구체적인 대북 접근법은 내놓지 않은 상태지만 북·미 싱가포르 합의 등 트럼프 행정부의 유산을 그대로 계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정상이 ‘포괄적인 대북 전략’ ‘긴밀한 협력’을 언급한 것은 한·미 양측의 입장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비핵화 해법을 찾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두 정상은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역내 평화·번영의 핵심동맹”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 통화 직후 SNS에 직접 “나와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한·미동맹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뿐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 다자주의에 기여하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한·미 방위비 협상에서 미국이 동맹보다 돈을 앞세운 사례 등 트럼프 정부의 일방주의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두 정상이 첫 통화에서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에 뜻을 모은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한·일 관계가 과거사 문제로 최악인 상황에서 미국이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조하며 관계 개선을 강조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는 외교적 부담이 커진다.
특히 미국이 한·미·일 협력을 통해 중국 견제를 본격화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관해 논의했다면서도 “중국 문제에 대해서는 협의해 나가자는 정도로, 구체적 논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미얀마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공유했다.
덕담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연설과 관련해 “희망으로 가득 찬 미국 이야기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그 희망의 하나가 한국”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통화 초반 “분주한 가운데 전화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과 통화를 못 할 정도로 바쁘지는 않다”고 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드가 잘 맞는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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