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선박서 컨테이너 수백개 '와르르'..화물선 사고, 어떻게 벌어질까

임주형 2021. 2. 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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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물 수송 선박에서 컨테이너 수백개가 쏟아져 유실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화물선 안전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사고로 분실한 컨테이너 1800여개 중 64개는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물질'로 분류됐으며, 당시 사고는 악천후로 인한 화물선 사고 중 최대 규모로 전해지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16일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도착 예정이었던 화물선 '머스크 에센' 호가 난기류를 만나 컨테이너 750개를 분실하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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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선박서 컨테이너 유실되는 사고 잇따라
격랑·악천후 만날 경우 선박 '롤링' 심해져
일부 선적 유실될 위험 있어
다만 실제 선적 유실 사고 규모는 현재까지 작은 수준
전문가 "화물선 커지면서 배 안정성 염려 커져"
지난해 항해 중 선박 위에 쌓은 컨테이너가 무너지는 일본 국적 '원 에이퍼스' 호 / 사진='데일리 메일' 홈페이지 캡처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최근 화물 수송 선박에서 컨테이너 수백개가 쏟아져 유실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화물선 안전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오늘날 컨테이너를 수송하는 선박은 대부분 공학적으로 매우 안전하게 설계됐으나, 악천후를 맞닥뜨리는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선적을 분실하는 사고는 여전히 발생하는 상황이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오늘날 전세계 재화 무역의 약 90%는 바다를 항해하는 화물선을 통해 이뤄진다. 한해 약 9만척 이상의 화물선이 대양을 항해하며, 이들은 총 2500~4000만개의 컨테이너를 수송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매해 화물선이 항해하던 중 컨테이너를 유실하거나, 악천후로 인해 선적이 '쏟아져내리는' 악재도 종종 발생하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사상 최대 수준의 화물선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30일(현지시간) 일본 국적 선박인 '원 에이퍼스'가 항해 중 악천후를 만나 싣고 있던 컨테이너 1816개를 유실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원 에이퍼스호는 당시 중국 항구를 출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까지 화물을 운반하던 주 하와이 북서쪽 약 2600km 떨어진 지점에서 강풍과 파도를 만나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분실한 컨테이너 1800여개 중 64개는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물질'로 분류됐으며, 당시 사고는 악천후로 인한 화물선 사고 중 최대 규모로 전해지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16일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도착 예정이었던 화물선 '머스크 에센' 호가 난기류를 만나 컨테이너 750개를 분실하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화물 수송선 사고는 어떻게 벌어질까. 사실 화물선은 이같은 유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고도로 복잡한 설계·엔지니어링 과정을 거쳐 건조된다. 또 컨테이너 또한 무게중심을 고려해 선박 위에 조심스럽게 쌓아 올려진다.

좌우로 롤링(rolling)을 하는 선박 모습 /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그러나 악천후나 거친 파도를 만나면 제 아무리 튼튼한 선박이라도 위험할 수 있다. 불안정한 바다에서는 배의 횡 방향, 즉 옆에서 파도가 칠 수 있는데, 이때 배는 좌우로 뒤뚱거리는 일명 '롤링(rolling)' 운동을 하면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이때 롤링의 각도가 10-20도라면 화물선이 쉽게 소화할 수 있지만 문제는 롤링 각도가 30도를 넘으면서 배가 심하게 흔들릴 때 발생한다. 선박 위에 실린 화물 무게가 배의 롤링 운동을 증폭할 수 있고, 이를 버티지 못한 일부 컨테이너가 배 아래로 쏟아져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제 화물 수송은 얼마나 위험할까. 사실 수치상으로 보면, 매년 화물선이 유실하는 컨테이너 양은 전체 수송량에 비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신항. / 사진=연합뉴스

화물 수송 솔루션 기업 '카고 파트너'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바다에서 분실된 컨테이너 양은 매년 평균 568개였다. 한 해에 수천만개의 컨테이너가 바닷길을 이동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전문가는 컨테이너 크기와 화물 중량 증대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선박 설계 전문가 포티스 파글라토스는 미 금융 매체 '월 스트리트 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최근 무역량 증가로 화물선이 커지고 컨테이너 중량이 늘어나면서 배의 안정성에 대한 염려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파도가 배의 정면이 아닌 옆을 향해 칠 경우 컨테이너 유실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증가한다"며 "배는 앞으로 나아가면서 위 아래로, 그리고 양 옆으로 흔들리게 되는데 너무 많은 컨테이너 박스가 한 번에 떨어지면 이 움직임이 통제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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