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자가격리 수칙 위반에 변이 확산, 송구하다.. 국내 항체 보유율은 0.09% 불과"

이춘희 2021. 2. 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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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국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집단 감염과 관련해 방역 당국이 자가격리 수칙 위반을 원인으로 보고, 추가적인 강화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실시한 조사 결과 국내 항체 보유율은 0.09%에 그쳐 외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4일 오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집단 감염 사례와 관련해 "역학적이나 정황 상 (자가격리) 수칙 위반 요소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입국자들이 공항 방역절차에 따라 이동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달 1일 이후 국내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 27명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5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특히 이날 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더 센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집단전파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 1일 이후 5건이 추가로 확인되며 지난해 10월 이후 총 39건이 확인됐다. 특히 새롭게 확인된 5건 중 4건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유입된 사례로 확인됐다. 경남 양산시 2명, 김해시 1명, 전남 나주시 1명이다. 이들 4명은 모두 지난달 7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총 38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집단 사례와 관련해 자가격리 중이던 지표환자의 집을 방문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팀장은 "해당 사례의 지표환자는 지난해 12월25일 입국한 사례로 26일 검사에서는 음성이 확인됐고 계속 자가격리가 유지됐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가족과 접촉력이 있었던 친척에 대해 검사했을 때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해당 주택이 2층으로 구성된 단독주택으로 관련자들이 '자가격리자는 2층에만 있었다. 나머지 가족들은 1층에서만 생활했고 방문했던 친척은 1층에서 다른 가족을 만나고 돌아갔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 팀장은 "그 시기에 자택에 방문했다는 점을 바탕으로 자가격리 이행상태 과정 중에 미흡한 부분, 위반 있는 부분들이 있지 않았을까 추정을 하고 있다"며 "역학적으로, 정황상으로 미흡한 부분, 수칙 위반 요소가 있었을 것으로 현재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위반 여부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가구 내에서 어떠한 기록들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어렵다"고 덧붙였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 역시 재차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한 게 맞다"며 "수칙상 동거인도 반드시 2m 이상, 비대면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하고, 혹시라도 외부 방문자는 반드시 방역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적인 관리·감독을 하고 있는 방역당국으로서는 송구하다"며 "실용적이고 실행 가능한 자가격리 수칙이 더 완벽히 이행될 수 있도록 대책을 준비해 추가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3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한편 이날 브리핑에서는 지난해 방역당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해 국내 지역사회의 집단 면역도를 확인하기 위한 항체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우선 전국 단위 조사인 국민건강영양조사 항체검사 결과 국내 항체보유율(항체 양성)은 0.09% 수준에 그쳤다. 총 조사대상자 5284명 중 항체 양성자는 5명에 불과했다. 특히 이 중 2명은 기존에 확진 판정을 받은 적이 없었다.

권 부본부장은 "국내 코로나19 항체보유율이 전체적으로 외국과 비교할 때 대체적으로 낮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혈청역학조사서'에 따르면 전 세계 398개 지역의 항체보유율은 10% 미만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에 대해 "방역관리에 국민들이 잘 협조해 준 성과로 판단이 된다"면서도 "항체 양성자 중 미진단 감염자도 확인되는 등 지역사회 내 무증상 감염이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별도로 이뤄진 '육군 훈련소 입영 장정' 9954명에 대한 항체 검사 결과에서는 31명(0.31%)의 항체 양성자가 나왔다. 이 중 기존 미확진자는 18명이었다. 1차 유행지역이었던 '대구·경산'의 주민 2350명·의료진 302명에 대상 검사에서는 19명(0.72%)이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

방역당국은 국내 집단면역 정도 확인을 위해 2021년에도 전국 항체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올해 조사 대상 목표는 국민건강영양조사 7000명, 군 입영 장정 1만5000명, 수도권 지역 대표 표본 5000명 및 검사센터 검사자 5000명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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