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말 많이해" 도쿄올림픽 수장 '성차별' 발언 논란

윤현 2021. 2. 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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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막을 불과 5달 앞두고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난항을 겪고 있는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또 다른 악재를 맞았다.

대회 개최를 총괄하는 모리 요시로(森喜朗·83)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이 여성을 멸시하는 발언을 했다가 비난과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AFP통신도 "모리 위원장의 여성 멸시 발언에 사퇴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라며 2020년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남녀 '성 격차' 순위에서 일본이 153개국 중 121에 머무른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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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에 사퇴 요구.. 외신도 비판

[윤현 기자]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의 여성 멸시 발언 논란을 보도하는 NHK 갈무리.
ⓒ NHK
 
개막을 불과 5달 앞두고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난항을 겪고 있는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또 다른 악재를 맞았다. 

대회 개최를 총괄하는 모리 요시로(森喜朗·83)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이 여성을 멸시하는 발언을 했다가 비난과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NHK,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모리 위원장은 3일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현재 20%(5명) 정도인 JOC 여성 이사 비율을 40%까지 증원하는 목표를 언급하면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라고 말한 것이 논란이 됐다.

"여성은 경쟁 의식 강해서 말 많이 해... 회의 길어진다"

그는 "여성은 경쟁의식이 강해서 누군가 손을 들고 말하면, 자신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그래서 모두가 발언하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명예회장을 맡았던 일본럭비협회의 여성 이사가 늘어난 것을 사례로 들어 "종전보다 회의 시간이 배(倍)로 길어졌다"라며 "만약 여성 이사가 늘어난다면 발언 시간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당시 회의 참가자들은 모리 위원장의 발언에 웃으면서 농담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있었으나, 언론에 보도되자 온라인에서는 비난 여론이 일며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여자 유도 은메달리스트인 미조구치 노리코는 트위터 "회의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여성 이사의 문제가 아니라 진행자의 수완에 달린 것"이라며 "모리 위원장은 성 편견을 버리고 올림픽 정신 구현에 노력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일본 여자 수영 대표로 참가했던 하기와라 토모코도 "유감스럽고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외신도 모리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뉴욕타임스>는 "대회 연기에 따른 비용 상승과 코로나19 우려로 반대 여론에 부딪힌 도쿄올림픽이 새로운 분노에 직면했다"라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당시 회의에서 누구도 모리 위원장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도 여론을 실망케 했다"라고 덧붙였다.

AFP통신도 "모리 위원장의 여성 멸시 발언에 사퇴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라며 2020년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남녀 '성 격차' 순위에서 일본이 153개국 중 121에 머무른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부적절한 발언... 철회·사과한다" 사퇴설은 일축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의 여성 멸시 발언 논란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뉴욕타임스
 
사태가 심각해지자 모리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올림픽·패럴림픽 정신에 반하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라며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아는 한 JOC 이사가 '여성 인사 비율에 너무 연연하면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한 것을 전하려다가 그런 발언을 하게 됐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올림픽은 남녀 평등을 명확하게 적시하고 있으며, 나 역시 여성의 활약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라며 "모든 관계자가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나의 발언 때문에) 지장이 생기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위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그럴 생각이 없다"라며 일축했고, 이번 사태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설명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도 "그럴 필요 없다고 본다"라고 잘라 말했다.

일본 우익 성향 일간지 <산케이신문> 기자 출신인 모리 위원장은 자민당 중의원, 문부과학성, 경제산업성, 국토교통성 등을 거쳐 2000~2001 일본 총리를 역임했다. 학창 시절 럭비 선수로 활약했던 그는 정계 입문 후에도 스포츠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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