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급증하는 안과질환 '각막화상'이 뭐길래

나건웅 2021. 2. 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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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독제 묻은 채 눈 비비면 각막세포 손상
코로나19로 손 소독제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각막화상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매경DB>
‘각막화상’은 눈에 입는 화상을 뜻한다. 주로 작업 현장이나 일터에서 사고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요즘에는 일상에서도 주의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손 소독제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각막화상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각막화상이란 눈 가장 앞에 있는 각막 상피세포가 벗겨지며 세포가 떨어져나가고 안구가 붓는 병을 말한다. 눈 이물감과 통증, 충혈, 눈물흘림, 눈부심 등이 대표 증상이다. 고온 노출에 의한 ‘열화상’ 그리고 화학물질 노출에 따른 ‘화학적 화상’으로 구분된다.

가벼운 화상의 경우 자연 치유도 가능하다. 하지만 각막 상피보다 더 깊숙한 ‘각막 기질층’까지 손상되면 각막 혼탁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김국영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전문의는 “가벼운 각막화상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세균 감염에 의한 2차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각막염이나 각막궤양으로 이어지면 영구적인 시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손 소독제 사용이 일상이 되면서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시중에 판매 중인 손 소독제 알코올 농도는 60~80%에 달한다. 고농도 알코올에 몇 초만 노출돼도 각막에 큰 손상을 입는다. 지난해 6월 대구에서 한 5세 아이가 엘리베이터에 비치된 손 소독제에 의해 각막에 화학적 화상을 입으면서 손 소독제가 눈에 미치는 위험성이 널리 알려진 바 있다. 대구 사고 외에도 손 소독제 오용으로 각막에 손상을 입은 사례가 많다. 콘택트렌즈 착용 시 손 소독제로 렌즈를 닦고 착용해 각막화상을 입은 경우도 있고 눈에 이물질이 들어간 것 같아 화장실에 있는 손 소독제로 눈을 닦았다가 각막화상 진단을 받은 경우도 있다. 이 밖에도 청소 시 사용하는 락스나 세제가 눈에 튈 경우에도 각막화상이 발생할 수 있다.

손 소독제로 손을 씻은 직후에는 콘택트렌즈 착용을 피해야 한다. 손 소독제의 알코올 성분이 렌즈에 묻어 눈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착용 전에는 가급적 비누로 손을 깨끗하게 씻고 만약 손 소독제를 사용했다면 손이 다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손 소독제 같은 화학약품에 각막 손상을 입었다면 최대한 빨리 식염수로 눈을 세척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식염수가 없다면 생수나 흐르는 수돗물을 사용한다. 김국영 전문의는 “사용한 손 소독제 이름이나 산성·알칼리성 유무를 확인한 후 병원에 얘기하면 더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병원을 찾는 동안 인공눈물을 투약해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단 오래된 점안약이나 눈물약 사용은 2차 감염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겨울철 찜질방에서도 각막화상을 주의해야 한다. 65℃ 이상 고온 찜질방에서 눈꺼풀이 제대로 감기지 않은 상태로 잠들었다가 화상을 입은 사례가 있다. 선천적으로 불완전 눈 깜빡임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 또는 쌍꺼풀 수술이나 안검하수 수술 후 눈이 다 감기지 않는 이들이다. 찜질방에 머무는 시간은 20분 미만이 적당하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5호 (2021.02.03~2021.02.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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