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논란의 기자회견, '실언'이라고만 볼 수 있나
글쓴이: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bssimin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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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언주 전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 |
ⓒ 남소연 |
30분 남짓 진행된 이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에선 그의 정치 소신, 부산 기득권 카르텔에 대한 비판, '불가피하게 불법 자금을 받아서 써야 하는 상황', 가덕신공항 의지 표명에 따른 조건부 사퇴 등 다양한 발언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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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28일, 29일 ‘빅카인즈’에 ‘이언주’를 검색해 나온 워드클라우드 결과 |
ⓒ 빅카인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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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28일부터 2월2일까지 ‘1.28 이언주 기자회견’ 관련 지역언론 기사 목록 |
ⓒ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
이언주 예비후보의 지난 달 28일 기자회견 이후, 기자회견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쓴 건 국제신문과 부산일보였습니다. 지역방송은 이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부산일보는 29일 3면에 <뒷말만 남긴 이언주 서울 기자회견>을 실었습니다. 해당 기사는 이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에 의문을 표하며 "명분과 실리를 찾기 어려운 회견을 강행한 배경에 궁금증이 남으면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이날 기자회견의 핵심으로 "국민의힘 지도부 때문에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막히면 후보직 사퇴도 불사하겠다는 의지 표명"을 꼽았습니다. 반면 선거 자금과 관련한 발언은 "한 달에 족히 수억 원씩 들어가는데 불가피하게 불법 자금을 받아서 써야 하는 상황이 된다고 한탄하며 눈물을 흘린 장면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국제신문은 다음 날(29일) 1면과 3면에서 이 예비후보의 기자회견 내용 중 '선거 자금' 발언에 초점 맞췄습니다. 1면 우상단 1단 기사 <"불법 자금 없인 선거 못 할 지경" 이언주 작심 회견>을 통해 28일 기자회견 발언 중 '선거 자금'과 관련한 내용을 주요하게 전하며 "시장 선거에 나선 제1야당의 유력후보가 선거 자금 문제를 공개 거론한 것으로 파장이 예상된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3면에서는 이 예비후보와의 통화를 통해 추가 취재한 내용을 실었습니다.
부산일보는 이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을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평가하며 선거 자금 발언을 '논란'이라 일축했습니다. 국제신문은 최소한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고 '선거 자금' 발언에 대한 추가 취재도 해 차별 지점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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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언주 예비후보 기자회견을 ‘실언’, ‘공방’이라 소개한 지역언론 기사 제목 갈무리 |
ⓒ 부산일보, 국제신문, KBS부산 |
지역언론이 '실언'이라고 단정한 이 예비후보의 기자회견 중 '선거 자금' 관련 발언의 골자는 '금권선거가 이후 시정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였습니다. "부산시민이 한심하다"며 유권자를 비하하고, 특정 의원을 '후궁'이라 지칭하거나 조선족을 폄하한 정치인의 막말과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2월 1일 진보당 노정현 후보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이 예비후보의 '선거 자금' 발언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면서 추가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 소식은 KBS부산, 부산MBC가 단신으로 다뤘고 부산일보는 온라인 기사로만 실었으며 국제신문은 정치면이 아닌 사회면(6면)에 실었습니다.
지역언론과 후보들은 입을 모아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만큼은 달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국면에 지역언론마저 선거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검증은 하지 않으면서 그 발언을 '실언' 쯤으로 치부한다면 이번 선거조차 구태의 반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들어선 만큼 후보자와 정책·공약에 대한 지역언론의 적극적인 검증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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