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국무부 "北 인권 유린 가해자에 책임 물을 것"

정은혜 2021. 2. 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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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북전단금지법엔 "대북 정보 유입 계속한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인권 유린을 저지른 가해자에게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미 국무부가 3일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통해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북한의 심각한 인권 실태에 대한 기록을 검토하고 있으며 폐쇄된 국가 안에서 인권 존중을 촉진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정치범수용소와 노동교화소의 (인민 감시) 네트워크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의 인권과 노동권을 증진하고 인권 유린과 침해를 저지른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리기 위해 생각이 같은 파트너들과 함께 계속 일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는 미국의 새 행정부가 한국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에도 불구하고 대북 정보 캠페인을 계속 지원할지를 묻는 질문에 답하면서 나왔다. 이 관계자는 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 "우리는 인권과 기본적 자유의 보호를 옹호한다"며 "북한에 정보를 유입하기 위한 캠페인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대북전단금지법으로 차단한 북한으로의 정보 유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인권을 외교 정책의 중심에 두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생각이 같은 파트너들과 인권 유린 문제에 대해 소리를 높이는 데 단결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인들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비정부기구(NGO) 커뮤니티와 다른 나라의 파트너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다시 설명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대북전단금지법을 제정했다고 한들 미국 정부는 '생각이 같은' 이들과 함께 대북 정보 유입을 계속하겠다는 얘기다.


"北 인권문제 다뤄달라" 목소리 부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6일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 참가자들과 김일성광장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17일 조선중앙TV가 전했다. [조선중앙TV]

미 국무부 대변인실의 '북한 인권' 거론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상대적으로 다뤄지지 않은 북한 인권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에선 중요 이슈로 간주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국제사회에선 북한 인권을 방치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국제 인권문제를 다루는 비정부기구(NGO) 앰네스티는 지난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유엔과 국제기구, 그리고 비슷한 생각을 지닌 동맹들과 협력해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고, 중국과 일본에 강력한 입장을 취하도록 요구하는 등 외교적 조치를 취할 것과 북한인권 특별대사를 임명하고, 북한의 고위 관리들에게 인권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북한 내 정보 접근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민주주의의 재건'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이나 북한의 인권 문제를 마냥 못 본 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민병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어느 정도의 강도로 인권 문제에 접근할지 아직 구체적인 발표는 없지만, 적어도 북한이 제재 완화를 요구할 때 인권 유린 문제를 빌미로 삼아 완화해주지 않을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패트리샤 김 미국 평화연구소 선임정책국장도 외신을 통해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인권 정책을 펼칠지 확실치 않지만 미 의회가 북한 인권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냥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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