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차 대유행 온다, 하루 2000명 쏟아질수도" 경고 나왔다

황수연 2021. 2. 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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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가 규모 더 키울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 와중에 “3~4월 중 현재보다 더 큰 수준으로 4차 유행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지역사회에서 해외 입국자로부터 전파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무더기로 확인된 가운데 이런 변이가 4차 유행을 주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4일 “1~3차 유행 간 간격과 지속시간, 크기(확진자 규모) 등을 근거로 4차 유행이 언제, 어느 크기로 올지 직관적인 예측이 가능하다”며 “3~4월에 2000명 단위 확진자를 가정해 대응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변이가 지역사회로 확산할 경우 유행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사진 본인 제공


아래는 정재훈 교수와의 일문일답.

Q : 4차 유행 시기를 3~4월로 예상했다.
A : 감염병의 변화는 수학적인 모형을 잘 따른다. 감염병 예측에 사용하는 대표적 모델로 SEIR 모형이 있다. (※SEIR은 인구를 감염의심자(S)와 노출자(E), 감염자(I), 회복자(R)로 나눠 시간 흐름에 따라 환자 발생 상황을 예측하는 모델이다.) 그런데 수학적 모형은 사용한 변수들에 따라 결과가 크게 차이 나는 단점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변이, 예방접종 진행, 계절적 변화 등의 다양한 요소가 유행에 영향을 주는데 이런 것을 모두 반영하기 어렵다. 1~3차 유행 간격과 지속시간, 크기(확진자 규모) 등을 근거로 한 직관이 예측에 도움될 수 있다. 유행 사이의 간격은 짧아지고, 유행은 더 커진다는 것이 3번의 유행에서 우리가 얻은 정보다. 대부분 국가에서 이런 패턴은 유사하다. 이런 걸 고려하면 4차 유행이 어느 크기로, 언제 올지 논리적 설명이 가능하다고 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3일 대전 서구 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Q :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A : 유행의 끝과 다음 유행의 시작 사이 간격을 ‘휴지기’로 볼 때 1차 휴지기는 122일, 2차 휴지기는 45일 정도였다. 휴지기가 78일 정도 단축됐다. 다음 유행이 오기까지 시간이 그만큼 짧아졌단 얘기다. 4차 유행은 2, 3차 유행까지 걸린 시간과 비슷하거나 더 짧게 올 것이라고 보고, 그 시기를 3~4월로 예상하는 것이다.

Q : 유행이 더 큰 규모로 올 거로 본다.
A : 유행은 올 때마다 커졌다. 유행이 끝나고 남는 베이스라인(시작점)이 높아져서다. 1차 휴지기에서는 10~30명대, 2차 휴지기는 50~100명대였고 3차 유행의 종료 시점에는 200~500명대로 예측된다. 지금 수준에서 환자가 더 떨어지지 않고 정체돼 있기 때문에 그 정도로 예상한다. 200~500명 수준에서 4차 유행이 온다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본다.

Q : 매일 2000명대 발생할 수 있다는 건지.
A : 그것도 가능하다. 다만 워스트(최악) 시나리오에 가깝다. 국민 노력으로 낮출 수 있다.

Q : 4차 유행의 정점도 예측되나.
A : 각 유행별 정점은 1차 3월 3일, 2차 8월 26일, 3차 12월 24일이었다. 1차와 2차 유행 정점 사이 기간은 176일이었고, 2차와 3차 유행 정점 사이 기간은 120일이었다. 56일 정도 단축됐다. 4차 유행의 정점은 3차 정점으로부터 최대 120일 정도 떨어져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 그간 유행을 보면 더 짧아질 수 있다. 이를 고려해 대략 3월 4일~4월 23일 4차 유행의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Q : 3차 유행이 아직인데, 4차 유행을 경고한 이유는.
A : 3차 유행의 정점이 지난 것은 느낄 수 있지만, 절대 안심할 때가 아니다. 백신 접종 준비와 비교해 4차 유행 준비엔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져 있다. 4차 유행이 올 때는 백신이 막 보급되기 시작한 가장 취약한 시기로 백신 효과가 발휘되기 전이라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지금의 노력이 4차 유행 도달 시기를 늦출 수도 있다. 3~4월 2000명 단위 확진자가 발생할 것을 가정해 병상과 생활치료센터 확보 등의 치료 준비를 해야 한다.

영국에서 확산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 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시스

Q : 최근 변이 감염자가 무더기로 확인됐다. 이런 변수는.
A : 예측 시 변이까지 고려한 건 아니지만, 변이는 당연한 현상이다. 전파력이 센 변이가 지역사회로 빠르게 퍼진다면, 4차 유행 규모는 당연히 더 커질 수도 있다. (※영국발 변이는 전파력이 1.7배 가량 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당국은 “국내 코로나19의 감염병 재생산지수가 0.82 정도인데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확산한다면 이 수치가 1.2로 올라간다”며 향후 방역의 최대 변수로 지목하기도 했다.)

Q : 변이를 차단할 방법은.
A : 이미 세계 각국에 유입돼 우세종이 되고 있다. 국내 유입을 저지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어렵다. 이미 지역사회에서 조용한 전파가 이뤄지고 있을 수도 있다. 입국자가 자가격리를 최대한 준수한다면 국내 유입을 어느정도 차단하겠지만 자가격리자 가족에 대한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건이 된다면, 백신이 어느정도 접종될 때까진 해외 입국자를 시설 격리하는 걸 고려해볼 수 있지 않을까. (※현재는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 위험국에서 들어오는 경우로 한정해 입국 후 임시생활시설로 이동해 음성이 나올 때까지 격리한다.)

Q : 변이가 백신을 무력화할 가능성도 있을까.
A : 백신을 무력화하진 않을 것이고, 다만 백신의 효과가 조금 떨어질 수 있다. 효과가 떨어진다면 동일 수준의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접종률을 더 높여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바이러스는 증식해 복제해야 돌연변이가 생긴다. 증식, 복제가 없으면 돌연변이도 없다’고 했다. 집단면역을 형성해 유행을 줄이면 변이 대응이 쉬워진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백신 중앙접종센터에 트럭 한대가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Q : 예방접종이 곧 시작된다. 4차 유행에 영향을 줄까.
A : 백신 접종 시작은 분명히 희소식이다. 그러나 외국의 사례를 보면 인구집단 전체의 접종률이 10%에 도달한 국가는 영국과 이스라엘 정도로, 이스라엘을 포함한 백신 접종국의 확진자 감소 추세는 자명하지 않다. 1차 접종 후 최소한 몇주가 지나야 면역이 형성된다. 접종률이 어느 수준에 도달하더라도 즉각 유행이 감소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집단면역을 형성해 피해를 줄여야 한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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