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노는 것 좀 멈춰달라" 20·30 헌팅포차 코로나에 시민들 '분통'

한승곤 2021. 2. 4. 13: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광진구 헌팅포차, 코로나19 집단감염
서울시, 헌팅포차 관련 방역수칙 위반 전수조사 착수
시민들 "코로나 시국..제발 좀 조용히 지냈으면"
핼러윈데이 당일인 지난해 10월31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 테마의 거리 일대가 외출에 나선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코로나19가 여전히 위협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헌팅포차발(發)' 코로나19가 무섭게 퍼지고있다. 서울 광진구 소재 헌팅포차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총 51명이 확진됐다. 서울시는 해당 음식점에 대해 1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구상권 청구 등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이렇다 보니 20~30대 등 청년들이 아직도 코로나19 불감증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광진구 소재 음식점 이용자 1명이 지난달 29일 최초 확진된 후 2일까지 41명, 3일 9명이 추가 감염됐다. 이로써 확진자는 총 51명(서울 45명)으로 늘었다.

3일 확진자는 이용자 4명, 가족 3명이다. 서울시는 해당 시설 관계자 등 접촉자를 포함해 총 1044명을 검사하고 최초 확진자를 제외한 50명이 양성, 739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검사 중이다.

서울시는 "추가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확진자가 이용한 시설의 QR코드 조회를 통해 추가 검사를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1월22일~1월30일 광진구 소재 '포차끝판왕 건대점' 이용자는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반드시 검사를 받아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시는 '방역수칙 위반 행위'에 대해 엄중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광진구에서는 해당 확진자가 발생한 '포차끝판왕 건대점' 시설 관리자가 '마스크 착용 안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전날(3일)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1차 경고와 함께 150만원 과태료를 부과했다.

20~30대 청년층이 주로 찾는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 유흥가.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상황이 이렇자 20~30대 청년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는 요즘 굳이 헌팅포차 등을 찾아 코로나19를 확산케 하냐는 지적이다.

30대 회사원 김 모씨는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방역수칙은 꼭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다른 사람들에게 정말 민폐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최 모씨는 "결국 청년들이 사고를 친 것 아닌가"라면서 "제발 좀 그만 놀았으면 좋겠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코로나 걸리면 사회 전체가 멈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의 우려와 같이 청년들로 인해 발생한 코로나19의 경우 더욱 심각한 측면은 증상이 없는 '무증상 코로나19'라는 점이다. 청년층은 코로나19에 확진되어도 무증상과 경증인 경우가 있어 본인은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가족이나 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증세가 없는 잠복기인 발병 이틀 전부터, 발병 후 3일까지가 전염력이 있다. 그러나 이 시기에 증상을 전혀 자각하지 못하고 4~5일 동안 활동하면 집단감염이나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무증상 코로나19의 경우 관련 조처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일종의 '조용한 전파자'로 무증상경증을 보이는 이들이 지역사회의 감염원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청장은 지난해 11월 연말을 앞두고 지속하는 20~30대들의 헌팅포차 등 이용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대해 "감염력 높은 시기인 발병 전 이틀부터 발병 후 3일까지 굉장히 많은 노출이 일어난다. 한 명의 확진자가 간 곳이 적어도 10곳이 넘는다"면서 "확진자가 지나간 곳이 많아지면 보건소 입장에서도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서울시는 헌팅포차 등 청년층이 주로 찾는 식당 등에 대해 집중 단속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해당 시설이 유흥업종에서 일반음식점으로 전환할 때 확약했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구상권 청구를 감수하겠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사경(민생사법경찰단) 내 신속대응팀을 구성해 시, 자치구, 단속 부서뿐만 아니라 경찰 등과도 협업해 헌팅포차, 감성주점 등을 집중점검 및 단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감염병예방법 위반 조치와 별도로 해당 업소에서 노래 또는 춤을 추게 하는 등 유흥행위가 적발될 경우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고발조치 등 강력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