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민·동혁 형제, 데뷔 첫 듀오 리사이틀 공연 연다

최동현 2021. 2. 4. 13: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피아니스트 임동민·동혁 형제가 데뷔 이후 처음 선보이는 피아노 듀오 무대가 오는 20일 통영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 인천, 제주, 광주 등에서 열린다. 서울은 다음달 3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임동민·동혁 형제가 25년만에 선보이는 듀오 무대인 동시에 올해 제18회 쇼팽 콩쿠르를 앞두고 열리는 쇼팽 콩쿠르 스페셜 갈라 콘서트다. 1부는 쇼팽의 곡들을 연주하고 2부는 피아노 듀오 무대로 꾸민다.

피아니스트 임동민, 임동혁 형제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96년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에서 형인 임동민이 1위에, 동생 임동혁은 2위에 나란히 입상 하면서다. 이후 임동민은 비오티 국제콩쿠르, 부조니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입상했으며, 임동혁은 롱티보 콩쿠르 우승을 비롯해 부조니 콩쿠르, 하마마쓰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등 세계 권위 있는 콩쿠르에 잇따라 입상하며 형제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샛별처럼 떠오르기 시작한다.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것은 단연 2005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공동 3위에 오른 것으로 1927년 시작된 이래 78년 동안 단 한번도 없던 쇼팽 콩쿠르 최초의 한국인 입상자 및 최초의 형제 입상자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특히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클래식 음악계에 최초로 팬덤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쇼팽 콩쿠르 이후 두 형제는 늘 쇼팽 스페셜리스트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이후 나란히 쇼팽 앨범도 냈다. 그리고 주로 낭만 쪽 레퍼토리를 선보인 것도 비슷하다. 그러나 각자만의 음악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임동민은 계명대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 집중하며 음악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2019년에 소니레이블에서 슈만·쇼팽 앨범을 8년만에 발매하며 세간의 호평을 받았다. 독주 무대 위주로 연주활동을 펼쳐온 임동민과 달리 임동혁은 꾸준히 독주 및 협연 무대를 비롯, 실내악 무대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다. 2019년 라흐마니노프 프로그램으로 협주곡과 아르헤리치와의 듀오 연주를 워너레이블로 발매했다. 신동으로 불리던 두 형제는 이제 어느덧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하며 거장 음악가로서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임동혁이 그간 듀오나 실내악 연주도 자주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임동민과 임동혁 형제의 듀오 연주 무대를 보기는 어려웠다. 임동민, 임동혁이 지금까지 한 무대에 선 것은 단 세 번(1997년, 2006년, 2014년)으로 이 때도 독주와 협주곡을 각기 연주한 것으로 피아노 듀오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아노 듀오가 자주 올려지는 무대는 아니지만, 이 형제의 듀오 연주는 오래 기다려왔던 무대임은 분명하다.

공연 1부에서는 2005년 쇼팽 콩쿠르 무대를 재현하듯, 콩쿠르 당시 쳤던 곡들도 포함돼 있다. 쇼팽 스케르초 1번, 3번을 임동민이, 임동혁은 쇼팽의 발라드 1번, 녹턴 8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쇼팽에 대해 임동혁은 가장 완벽한 작곡가, 임동혁은 가장 친숙한 작곡가로 꼽았는데, 16년이 지난 지금 각자 어떤 쇼팽을 들려줄 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2부는 형제의 듀오 연주로, 슈베르트 네 손을 위한 환상곡, 라흐마니노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중 로망스, 타란텔라를 연주한다. 슈베르트 네 손을 위한 환상곡은 드라마 OST 등으로도 자주 연주돼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곡이며, 마지막 곡으로 연주되는 라흐마니노프는 특유의 로맨틱하고 화려한 선율이 돋보이는 곡으로 임동민, 임동혁의 형제 호흡이 어떻게 빛을 발할지 기대된다.

임동민은 자신의 연주에 대해 "인생이 변하듯 해석도 변화가 있었다", 임동혁은 "내가 겪은 희노애락을 피아노에 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기에 이번 무대는 평생을 피아노와 함께 음악을 마주하며 살아온 형제의 음악인생을 들여다보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