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못하니 배달이나" 학벌사회가 만든 촌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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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속에서 비대면 소비의 실핏줄이 된 라이더를 향한 폭언에 시민들이 공분하고 있다.
배달기사들은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늘면서 업무 강도가 증가하고, 일부 소비자들의 갑질도 늘었다고 호소한다.
배달종사자 노조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 등 배달기사 단체들은 지난 1~2일 인권위에 갑질 개선을 촉구하는 진정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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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건 라이더 향한 폭언
녹취록 공개 후 시민들 공분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비대면 소비의 실핏줄이 된 라이더를 향한 폭언에 시민들이 공분하고 있다. 발로 뛰는 노동에 대한 천시 문화가 바로 잡혀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4일 라이더유니온과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A 배달대행업체 기사는 지난 1일 음식점 배달 대행 요청에 따라 서울 동작구에 소재한 한 학원으로 배달을 하러 갔지만 해당 학원이 배달앱에 주소를 잘못 적어 배달원은 두 번 배달을 했다. 이에 주문자 B씨에게 배달비 3000원을 요구했고, 현금이 없던 B씨는 계좌이체를 하겠다며 배달원을 5분에서 10분 정도 밖에 기다리게 했다. 이후 B씨는 배달대행업체로 전화해 불만을 표시하며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까 거기서 배달이나 하고 있다"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 A씨는 "말씀이 심하시다"는 배달업체 운영자의 대응에도 "본인들이 공부 잘하고, 학교 다닐 때 공부 했으면 지금 배달이나 하고 있겠느냐"며 막말을 쏟아냈다.
해당 녹취록이 온라인에서 공개되자 소셜미디어에는 "대학 나와도 배달일해서 정직하게 먹고 사는 사람 많다", "존중 없는 사람들이 가진 직업보다 라이더가 훨씬 훌륭한 일"이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학원 측은 "해당 건 주문자는 학원 강사가 아닌 셔틀 도우미로 확인됐다"며 "1개월 정도 셔틀 도우미로 근무했고 이와 같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돼 본사와 해당 가맹점 모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달기사들은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늘면서 업무 강도가 증가하고, 일부 소비자들의 갑질도 늘었다고 호소한다. 배달종사자 노조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 등 배달기사 단체들은 지난 1~2일 인권위에 갑질 개선을 촉구하는 진정을 냈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라이더들은 코로나19 시대를 버틸 수 있게 한, 존중 받아야할 이들"이라며 "우리사회가 돈과 권력을 지나치게 지향하다보니 생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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