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유행 진행 중, 봄철 4차 유행도 가능"..정부 방역수칙 완화 고심
설 연휴를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하향 등 방역 수칙 완화 여부를 고민하는 정부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 상황이 ‘정체기’라고 판단했다. 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4차 유행이 닥칠 수도 있다고 보고있다. 방역 수칙 조정 계획은 오는 주말쯤 발표할 예정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4일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코로나19 확산 상황 관련 “3차 유행이 안정화되지 않고 진행하고 있는 상태로 (확진자 규모가) 감소로 갈지 증가로 갈지 판단이 어렵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51명으로 전날(467명)에 이어 이틀 연속 400명대 중반을 넘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일주일 평균 국내 발생 환자는 376명이다”며 “올해 3차 유행이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지난주와 이번 주 들어 정체기를 맞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3차 유행이 끝나기 전 봄철 4차 유행 가능성도 언급했다. 4차 대유행 가능성을 묻는 말에 윤 총괄반장은 “3~4월 4차 유행이 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서 집단 감염된 사례가 나오며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4차 대유행에 대한 위험도 커졌다. 방대본은 2일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5명이 추가돼 누적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총 39명이 됐다고 밝혔다.
새로 확진된 5명 가운데 4명은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집단 발생 사례’로 영국 변이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4명 외 34명도 코로나19 확진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34명도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일 가능성이 높다.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더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쌓인 국민의 피로감도 4차 대유행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윤 총괄반장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우리 사회의 (방역 수칙) 수용성이 많이 떨어졌고 현장 불만이 높아졌고 2월 중순 백신 접종 시작 후 기대감으로 인해 (방역 긴장감이 풀리는) 분위기도 있다”며 “백신 접종 시작은 일부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해 전체 면역 형성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키고 효율적인 역학조사와 병상확보 등을 유지하며 일상의 방역 수칙을 잘 지켜야 4차 유행이 와도 작은 규모로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이나 일부 방역 수칙 완화 관련해서는 주말까지 환자 추이를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윤 총괄반장은 “금요일 환자는 토요일 0시 기준으로 집계되므로 이때까지 상황 지켜볼 필요 있다”며 “현재 환자 추세 보합세라서 (방역 수칙 조정은) 대폭이 될 수도 있고 소폭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주말(6·7일) 방역 수칙 조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방역당국은 오는 9일에는 방역 수칙 형평성 조정을 위한 2차 토론회를 개최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공개 토론회’ 1차는 지난 2일 진행했다. 방역 전문가가 모여 전반적인 체제 개편 방향성을 논의한 1차 토론회와 달리 이번 2차 토론회에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표 등이 참여해 현장이 느끼는 방역 수칙 형평성 문제와 정부 정책의 현장 적용 괴리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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