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부담스러운데.. '자가진단 키트' 써볼까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2021. 2. 4. 12: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시경 말고, 대장암 확인하는 3가지 검사
집에서 대장암 여부를 간단히 검사할 수 있는 키트도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사진=헬스조선 DB

불규칙한 식습관에,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먹는 현대인들은 '혹시 대장암에 걸리진 않을까' 우려한다. 대장암은 증상이 없거나 특이하지 않아 증상만으론 인지하기 어렵다.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을 통해 점검하는 게 가장 좋지만, 내시경 검사가 부담스럽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 ▲분변잠혈 검사(병원) ▲자가진단 키트 ▲DNA 분석 검사 등 비침습적 대장암 검사 3가지의 장단점을 알아봤다.

◇ 분변잠혈 검사, 50세 이상은 매년 무료 검사

우선 병원에서 시행하는 분변잠혈 검사는 대변 내 숨겨진 혈액을 찾아내는 비침습적 검사법이다. 대장용종이나 암 등 질환이 있으면 출혈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감지하는 것이다. 소변 검사와 마찬가지로 대변을 채취하기만 하면 된다. 대장내시경보다 간단하고, 비용도 1만원 미만으로 저렴하다. 게다가 국가암검진을 통해 만 50세 이상이라면 매년 무료로 검사받을 수 있다. 무료 검사를 통해 양성이 나오면, 대장내시경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여기서 대장암으로 확인되면 최대 3년간 대장암 치료비도 지원받는다.

그러나 유독 병원 방문을 꺼리는 사람들은 아무리 간단하고 저렴해도 검사를 받지 않는다. 이들에겐 아무리 간단한 검사라도 무용지물이다. 50세 미만이어서 필요성을 못 느껴 검사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50세 미만이어도 가족력이 있거나, 소화기 질환이 있거나, 평소 식습관이 매우 불규칙하거나, 혈변 등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젊은 사람은 대장암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내 40대 이하 대장암 유병률은 유럽보다 3배가량 높다고 알려졌다.

◇ 간이진단 키트, 집에서 간단히… 정확도는 ‘글쎄’

분변검사를 집에서 해볼 수 있는 간이진단 키트도 있다. 병원에서 하는 것과 원리는 비슷하다. 미국에서 개발된 '이지디텍트'라는 제품이다. 메디퓨처라는 국내사에서 기술을 이전 받아 국내 생산해 4000원의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대변을 따로 채취할 필요도 없이, 대변을 본 뒤 변기에 종이 형태의 제품을 넣기만 하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메디퓨처 관계자는 "이지디텍트는 임상시험을 거쳐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정식 승인을 받은 제품"이라며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의 임상 결과, 초기 대장암을 95% 정확도로 판별했다"고 말했다. 진단 검사에서 편리성이 높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다만, 정확도를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유효성이 없다'는 게 아니라, 임상 결과가 부족해 '잘 모르겠다'는 입장이 대부분이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는 "간이진단 키트는 자체 진행한 임상 외에 대규모로 검증된 임상시험 결과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사 비용이 비싼 외국과 달리, 건강보험이 잘 갖춰진 국내 병원에선 굳이 쓰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이강문 교수 또한 "병원에서 하는 분변검사는 정확한 수치를 확인할 수 있지만, 간이 검사로는 양성·음성 여부만 알 수 있다"며 "보다 객관적인 검사를 위해선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말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집에서 간편하게 검사를 할 수 있는 건 상당한 매력이다. 정확도는 조금 떨어져도, 거동이 힘들어 병원 방문조차 어려운 환자에겐 도움이 된다. 신속성과 편리성을 이용해 대규모 검사나 임상시험 등에도 활용할 수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대장내시경을 하기 어려운 환자나, 병원까지 오기도 힘든 환자의 경우엔 대안으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국가 차원의 전국민 대상 검사 등에도 활용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DNA 검사, 분변 검사보다 정확… 비싼 비용 단점

병원에서 하든, 집에서 하든, 양성이 나오더라도 대장용종이나 대장암 등이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음성이 나와도 마찬가지다. 대변 채취 분변잠혈 검사의 민감도(대장암 유무를 검출하는 정도)는 약 40%로 알려졌다. 병원에서 검사해도 이상이 있다면 대장내시경을 통해 정확히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동호 교수는 "병이 있어도 매일 피가 나는 것은 아니며, 대장내시경은 의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가장 정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장내시경은 하지 않으면서, 검사의 정확도를 높일 방법은 없을까. 연세암병원 대장암센터 김남규 교수는 "최근엔 비침습적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대변 DNA 분석 검사'도 개발됐다"며 "대장내시경이 힘든 환자들에게 유용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DNA 검사는 국내사 '지노믹트리'에서 개발한 방법이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을 거쳐 민감도 90.2%의 유효성이 확인됐지만, 아직 건강보험 급여는 적용되지 않아 2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게 단점이다.

- Copyrights 헬스조선 & HEALTH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