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이용은 작아도 백 명의 이용은 큰 자전거
[서울환경운동연합]
모든 환경운동이 그렇듯, 자전거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효과는 커진다. 더 많은 사람이 자전거를 이용하게 하려면, 기존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불편하게 여겼던 점을 알아내고 개선해 새로 자전거 타는 사람을 유입시켜야 한다. 하지만 비율로 따졌을 때 서울시민 100명 중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은 2명. 이 사람들을 어떻게 찾아내야 할까?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내고, 자전거 이용할 때 불편한 점을 알아보는 설문조사 구성을 위해 도와줄 분들을 섭외했다. 서울환경연합 회원이자 자전거 이용자인 김윤정님, 녹색교통운동의 김광일 사무처장님과 두 차례에 걸쳐 자문회의를 진행했다.
우리는 자전거 이용자 중에서도 주로 출퇴근 때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을 찾아내고 싶었다. "따릉이 이용자에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우선 따릉이는 서울시민 4명 중 1명이 이용해 봤을 정도로 많이 이용하고 있어 이용자를 찾기 쉽다. 일반 자전거보다 속도가 느리고 무거워서 레저용보다는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많으리라 판단했더. 서울연구원에서 발표한 따릉이 이용통계에도 퇴근 시간에 이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는 결과가 있었다.
활동 초기 단순히 자전거 이용자에게 물어보겠다는 큰 계획에서, 따릉이를 이용하는 사람으로 좁히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정했다. 이들이 내가 가진 궁금증의 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시민 캠페인을 통해 따릉이 이용자를 찾아내고, 설문조사를 진행해 무엇이 불편한지 물어보기로 했다.
따릉이를 타는 사람의 삶, 따인의 삶
설문 조사지를 만드는 동시에 바로 자전거 캠페인 참가자를 모집했다. 캠페인 이름은 '따인의 삶'으로 '따릉이를 이용하는 사람의 삶'이라는 뜻이다. 9~11월 동안 따릉이를 이용한 후,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는 간단한 캠페인이었다. 캠페인 목적은 따릉이 이용을 활성화하고, 자전거를 공공교통으로 인식하게 하며, 추후 진행할 설문조사 참여까지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벌써 9월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점에서 더 늦어지면 캠페인 참여자 모집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서둘렀다.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신청자에게 자전거 키링을 배포했다. '자전거도 차'라는 의미를 담아 이륜차와 같은 색인 파란색 번호판 형태로 제작했다. 키링에 들어갈 번호는 사전 신청을 받았는데, 따릉이를 처음 탄 날, 생일, 휴대폰 번호 뒷자리, 좋아하는 숫자 등 번호의 의미를 유추하는 재미가 있었다.
▲ 캠페인 참가자들의 인증샷이다. 키링과 찍거나, 어플로 기록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기록했다. |
ⓒ 서울환경운동연합 |
캠페인 기간도 길었고, 11월이 되며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는 바람에 인증샷이 올라오는 속도도 점점 더뎌졌다. 시기, 상황 때문에 여러모로 작게 진행했지만, 따인을 발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했다.
자전거 활동을 진행할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열정이 넘친다. 서울에선 자전거 타기가 쉽지 않지만 굴하지 않고 차도를 따라 자전거를 탄다. 사실 가장 이상적인 도로는, 자동차 도로와 자전거 도로가 확실히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바퀴 달린 모든 이동수단이 도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형태다.
왜 자동차 도로에 자전거가 들어왔냐고 뭐라 할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다른 교통수단이 들어올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상대적으로 약한 교통수단을 배려하면서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지금은 그런 상황이 못되기 때문에 자전거 전용도로 등으로 분리하고 있지만, 결국 서로 배려하며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전거가 다른 교통수단과 조화롭게 달릴 수 있는 서울이 될 때까지 계속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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