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김명수 녹취파일 공개.. 거짓말 논란에 파장 불가피

조성필 2021. 2. 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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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측이 지난해 사표를 제출할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과 면담 때 녹취한 파일을 4일 공개했다.

이날 임 부장판사 측이 공개한 녹취파일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지난 5월22일 임 부장판사와의 면담에서 "사표 수리, 제출 그런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한다"며 "지금 (여당에서)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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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측이 지난해 사표를 제출할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과 면담 때 녹취한 파일을 4일 공개했다. 김 대법원장이 정치권의 '사법농단' 연루 판사 탄핵 움직임을 의식해 사표 수리를 거부한 내용이 담겼다. 대법원의 해명과 상반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임 부장판사 측이 공개한 녹취파일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지난 5월22일 임 부장판사와의 면담에서 "사표 수리, 제출 그런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한다"며 "지금 (여당에서)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나"고 했다. 당시 임 부장판사는 건강이 좋지 않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사표를 제출한 뒤 김 대법원장을 만났다.

김 대법원장은 또 "탄핵이라는 제도, 나도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탄핵이 되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일단은 정치적인 상황은 다른 문제니까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할 수 없게 돼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이 정치권의 사법농단 연루 법관에 대한 탄핵을 의식해 사표 수리를 거부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임 부장판사 측은 전날 임 부장판사가 지난해 5월 김 대법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지만 국회의 탄핵 가능성을 이유로 반려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법원은 "대법원장이 임 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임 부장판사 측은 이날 대법원의 해명에 대한 추가 입장을 밝히면서 작년 김 대법원장과 임 부장판사 면담 당시 녹취파일을 공개한 것이다.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임 부장판사의 법률대리인인 윤근수 변호사(법무법인 해인)는 녹취파일을 공개한 배경에 대해 "진실이 어떤 것인가에 관해 국민이 여전히 궁금해 하고 있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일부 언론에서 녹취파일이 있다는 보도가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침묵을 지키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보더라도 도리가 아니고, 사법부의 미래 등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서라도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임 부장판사 측의 녹취파일 공개는 법원은 물론 법조계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현직 대법원장이 사법 역사상 전례가 없는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경법원 한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김 대법원장은 취임 이후 정치 편향성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번 일로 더 불거지게 됐다"고 말했다.

대법원 측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추가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사법부의 독립성 훼손' 문제와도 직결된 이번 녹취파일 공개는 이대로 일단락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한 변호사는 "대법원도 이번 녹취파일 공개로 당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이 커져도 너무 커졌다"고 했다.

한편 임 부장판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이번 탄핵소추안에는 범여권 정당을 포함한 의원 161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범여권 의원들은 임 부장판사가 사법농단에 연루돼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며 탄핵을 추진해왔다. 발의 인원만으로도 의결 정족수인 151명을 훌쩍 넘긴 만큼 통과가 유력시된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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