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출 '0'으로 틀어막았는데도 15억 이상 주택 거래 5년 새 6배

이종선 2021. 2. 4.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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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에서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1만건을 돌파했다.

정부가 2019년 12·16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내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초강력 규제를 내놓았지만 이를 비웃듯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5년 전보다 6배나 늘었다.

2015년 이후 주택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도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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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고가 아파트 1만건 거래.. 대출규제 수요자들 불편만 높여


지난해 전국에서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1만건을 돌파했다. 정부가 2019년 12·16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내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초강력 규제를 내놓았지만 이를 비웃듯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5년 전보다 6배나 늘었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실거래가 15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실거래가 15억원 이상인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총 1만374건에 달했다. 비슷한 가격대의 거래가 1708건에 그쳤던 2015년보다 6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초고가 아파트 거래의 급증은 평균적인 아파트 가격 상승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4299만원으로 5억2475만원이었던 2015년 12월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2015년 이후 주택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도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현 정부 출범 당시만 해도 4490건이었던 초고가 아파트 거래건수는 2019년에는 8629건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에 정부는 2019년 말 ‘15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금지’라는 초강수 규제를 띄웠다.

그 결과 지난해 서울시내 15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7912건으로 1년 전보다 717건 줄었다. 하지만 2019년까지만 해도 서울에만 있었던 15억원 이상 초고가 거래가 수도권은 물론 지방 광역시와 충청권까지 퍼졌다. 15억원 이상 초고가 거래는 경기도(1467건), 부산(614건), 대구(243건), 인천(66건), 대전(46건), 광주(12건), 세종(10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울산 남구(2건)와 충남 천안, 충북 청주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잇달아 나오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15억원 이상 초고가 거래가 나왔다.

정부의 초강력 대출규제가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불편만 높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대출규제라는 게 기본적으로 주택 시장 진입 계층에게는 매우 큰 장벽으로 작용하지만, 현금이 많은 자산가에게는 오히려 더 좋은 기회만 제공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주택 가격대를 기준으로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차(次)고가’ 아파트로 수요가 몰려 차고가 아파트 가격이 올라간 점도 고가 아파트 거래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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