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충돌한 여당과 홍 부총리, 보는 국민은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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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또다시 충돌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여당이 돈 풀자고 하면 홍 부총리가 안 된다고 반발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1~3차 재난지원금과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놓고 여당과 충돌하다 결국 뜻을 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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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또다시 충돌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여당이 돈 풀자고 하면 홍 부총리가 안 된다고 반발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당정 간에 이견이 생기면 서로 잘 조율해서 추진해야 마땅한데, 그런 것 없이 한쪽에선 윽박지르고 다른 쪽은 공개 반발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런 장면을 매번 지켜봐야 하는 국민은 피곤하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보편 지원과 선별 지원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하자 홍 부총리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하루 전 당정협의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홍 부총리와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충돌했다고 한다. 민주당에선 “서민의 피눈물을 외면하는 곳간지기는 자격이 없다”며 홍 부총리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 부총리는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울먹이듯 떨리는 목소리로 SNS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정부와 의견이 다른 사안이 확정된 것으로 국민들께 전달될까봐 정부 입장을 정중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기재부가 동의하지 않은 보편 지원을 여당이 확정된 것처럼 발표를 해서 반발했다는 얘기다. 재정 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내용을 던져놓고 보는 여당도, 재정 당국 수장이 SNS로 강하게 반박하는 모습도 모두 이해하기 어렵다.
매번 이런 식이었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1~3차 재난지원금과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놓고 여당과 충돌하다 결국 뜻을 굽혔다. 지난해 11월엔 주식 양도소득세 개편 문제에서 여당 압박에 밀리자 사의를 밝혔다가 하루 만에 번복하기도 했다. 그래서 용두사미가 아닌 ‘홍두사미’, 그냥 백기가 아닌 ‘홍백기’란 별명을 얻었다. 홍 부총리가 이번에 보편 지원에 반대하며 ‘지지지지’(知止止止·그침을 알아 그칠 데 그친다)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본인 뜻이 관철되지 못하면 물러나겠다는 얘기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모욕적인 별명을 들으며 여당에 내내 끌려다니는 것보다는 직을 걸고 소신을 관철하는 게 나라살림을 총괄하는 공직자가 가져야 할 자세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정 간 충돌에 대해 “이견을 좁혀나가지 않고 끝까지 계속 이렇게 간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발언이다. 당정 간 이견이 크면 이를 좁혀가도록 청와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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