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에 지역사회 뚫렸다..집단전파 첫 확인

황수연 2021. 2. 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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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발 4건, 남아공발 1건 추가
입국 외국인 자가격리 중 확진판정
방문 온 친척 등 통해 37명에 전파
4명 변이 확인, 접촉자 136명 검사중

우리나라에 입국해 자가격리하던 외국인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집단으로 퍼진 사례가 처음 확인돼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영국발 4명, 남아공발 1명 등 5명이 추가돼 모두 39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영국발 4건은 해외 입국자로부터 일가친척 4명이 한꺼번에 전파된 사례다. 지난해 12월 2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입국한 외국인 A씨가 경남 김해의 자택에서 격리하던 중 1월 7일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격리 기간 이 집을 방문한 친척 1명이 추가로 감염된 후 친척 간 추가 접촉을 통해 집단 전파됐다.

당국에 따르면 이렇게 A씨를 연결고리로 한 관련 환자는 A씨를 포함해 7가구 38명이다. 모두 외국인으로 업무상 관계의 2명을 제외하면 가족 6명, 친척 30명이다. 영국 변이 바이러스 확진 사실이 확인된 4명의 거주지는 각각 경남 김해(1명)와 양산(2명), 전남 나주(1명)였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확진자 38명 중 일차적으로 4명에게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것”이라며 “나머지 확진자도 모두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국은 이들 가족과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49명은 자가격리를 끝내 격리 해제됐고 이외 접촉자 136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나 아직 확진자는 없다고 밝혔다.

A씨가 확진된 후 이미 한 달가량 지난 만큼 그사이 당국 감시망에 들어오지 않은 추가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간 입국자로부터 동거 가족이 추가로 변이에 감염된 사례는 있었지만, 이처럼 입국자를 시작으로 여러 명이 집단으로 변이에 감염된 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대응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됐을 때도 방역 소홀 논란에 시달렸다. 확진자를 마중 나왔던 가족 3명이 확진자와 접촉해 추가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후 영국·남아공·브라질발 입국자는 시설에서 14일간 격리하도록 했다. 하지만 A씨는 국내에 거주지가 있었고, 아랍에미리트에서 입국했기 때문에 시설 격리를 하지 않았다.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영국·남아공·브라질 외에도 해외 입국자는 전부 국가가 시설 격리하지 않으면 지역 전파가 더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재 자가격리하고 있는 해외 입국자가 2만여 명이라서 생활치료센터 등에 전부 보낼 수 없으니 비어 있는 공항 주변 호텔을 이용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는 이미 전 세계에 퍼져 있어 3개국만 막으면 의미가 없고 해외 입국 전체를 강력하게 차단하는 편이 좋다”며 “지역사회 확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표본을 정해 전장 유전체 검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미국 화이자사(社) 코로나19 백신인 ‘코미나티주’의 특례수입을 승인했다. 우선 이달 중순 다국가 백신 공급 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들어올 11만7000도즈(5만8500명분)에 한해서다. 이 물량은 코로나19 의료진에게 먼저 투여될 전망이다.

황수연·이태윤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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