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대변할 수 있는 이야기" '아이' 김향기의 당부

오수미 2021. 2. 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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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영화 <아이> 언론배급시사회

[오수미 기자]

 류현경, 김향기, 염혜란 배우와 김현탁 감독이 3일 오후 열린 영화 <아이>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아이를 가장 잘 키우지 못할 것 같은 사람, 가장 잘 성장하지 못할 것 같은 친구지만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사람을 보여주고 싶었다."(김현탁 감독)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과 보호종료아동의 연대를 따스하게 그리는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아이>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시사회 직후 이어진 간담회는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화상 생중계로 펼쳐졌으며 배우 김향기, 류현경, 염혜란, 김현탁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 <아이>는 아동학과 졸업을 앞두고 있는 보호종료아동 아영(김향기 분)이 우연히 '싱글맘' 영채(류현경 분)의 베이비시터로 일하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작품이다. 

극을 이끄는 두 축은 주점에서 일하지만 열심히 아이를 키우는 영채와 학업,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꿋꿋이 버텨가는 보호종료아동 아영이다. 김현탁 감독은 '싱글맘'과 '보호종료아동' 설정에 대해 "처음에 이 시나리오를 쓰고 이렇게까지 설정해야 했을까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이들을 향한 세상의 편견에 반문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저런 사람들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저런 친구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을까' 그런 질문을 많이 들었다. 그런 선입견과 편견에 반문하고 싶었다. 저런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잘 자랄 수 있을까, 저런 사람이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나아가서, 우리가 더 책임감 있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질문들에 대해 저 나름대로 답변을 찾는 과정이었다."
 
 김향기 배우가 3일 오후 열린 영화 <아이>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류연경 배우가 3일 오후 열린 영화 <아이>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생후 6개월 된 아기 혁이 영화 내내 등장하는 만큼 현장 역시 아이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김향기는 "아이와의 촬영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혁 역할을 해준 아이가 지안, 지온이라는 이름의 쌍둥이였다. 두 친구 모두 연기를 너무 잘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류현경 역시 "감독님, 스태프들이 아이 컨디션에 맞게 촬영 조율을 잘 해주셨다. 신 순서를 바꾸기도 하고 그러면서 아이가 억지로 뭔가 연기하게끔 만들지 않고 자연스러운 순간들을 담았다"고 강조했다. 

영화에는 아영 이외에도 여러 명의 보호종료아동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흔히 영화, 드라마에서 관성적으로 표현되는 보호종료아동의 이미지와 <아이> 속 인물들은 분명 달랐다. 김현탁 감독은 "보호종료 아동에 대한 많은 자료조사를 하고 인터뷰도 했다. (실제로 만났을 때)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어둠에 빠져 있는 인물로 매체에 나오는 것이었다. 그런 이미지로 그리는 걸 최대한 피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현탁 감독은 영채의 직업을 성매매 여성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어린 시절 경험을 털어놓으며 부연했다.

"왜 영채 캐릭터를 그런 직업으로 선택했을까. 개인적으로 (시나리오를 쓰면서) 질문을 많이 되뇌었다. 어렸을 때 저의 어머니가 시내에서 옷가게를 하셨다. 단골 손님들이 (주점) 직원 분들이셨다. 외상값을 받으러 거기 가기도 하고, 그분들과 놀기도 하고 그 자녀들과 뛰어다니기도 했다. 그때의 모습이 제게 인상깊게 남아있었던 것 같다."

영화의 제목 '아이'는 혁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지만, 홀로 애쓰고 있는 아영과 영채 모두를 아우르는 의미라고. 영어 제목 역시 한글 제목과 같은 음절인 '아이(I)'다. 제목에 고민이 많았다는 김현탁 감독은 "시나리오를 다 쓴 이후에 (염두에 뒀던) 가제가 많았다"며 "저를 포함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다 아이처럼 느껴졌다. 더 좋은 제목을 찾으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다른 게 생각나지 않았다. 영제 아이(I)도 여러 모로 의미가 맞아 떨어지는것 같아서 여기까지 와버렸다"고 털어놨다. 
 
 염혜란 배우가 3일 오후 열린 영화 <아이>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한편 영채의 친한 언니이자 주점 사장인 미자 역을 맡은 염혜란은 <아이>는 물론, <새해전야> <빛과 철>까지 출연 영화 3편이 동시에 개봉돼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염혜란은 "배우 인생에 이런 일이 있을까 싶다. 한 작품에만 집중할 수 없어서 누가 될까 우려스럽기도 하다"며 "예정에 없던 스케줄이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었다. 어떤 작품은 개봉이 밀렸고, <아이>는 개봉을 일찍하게 된 것이다.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으로 김향기는 '코로나 19'로 인해 타인에게 관심 갖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이>가 말하는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저희 영화에 담긴 메시지를 먼 이야기처럼 느낄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 주변의 가까운 곳에서 살아 숨쉬는 이야기다. 그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요즘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기 어렵지 않나.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고 알고 있는 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중심 서사가 여성 이야기니까, 여성을 대변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매체로 전하는 것에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긴 것도 좋았다.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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