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실 달라"..'120명 감염' 광주 교회 목사, 5일만에야 격리

확진 5일간 이송 거부..방역당국 "법적 대응"

지난달 31일 오전 광주 서구 안디옥 교회 주변이 한산하다. 안디옥 교회는 3일 현재까지 120명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
격리시설 이송 거부하며 “개인실 달라”

12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광역시의 대형 교회 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고도 “개인실을 달라”며 5일 동안이나 격리 치료시설로 이송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 서구 안디옥 교회 A 목사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격리 치료시설로 이송을 거부하면서 방역당국에 혼자 머무를 수 있는 ‘개인실’을 요구했다.

일반적으로 코로나19에 확진되면 당일 혹은 이튿날까지 격리 치료시설 병상 배정 작업을 마치고 후송 절차가 이뤄진다. 코로나19는 무증상이더라도 확진자의 개인별 특성에 따라 병세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병상 배정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A 목사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에 확진된 뒤 방역당국 직원의 전화도 제대로 받지 않으면서 격리 치료시설 이송을 거부했다. 그는 확진으로부터 5일이 지난 3일 오후에야 격리 치료시설로 이송됐다.

━
방역당국 호소에도 5일 동안 자택 머물러

지난달 28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안디옥 교회 주차장에 교인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임시 선별진료소가 세워졌지만, 찾는 교인이 적어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방역당국은 “무증상이거나 경증 코로나19 환자는 증상 유형별로 분류해 2인 혹은 3~4인실까지 격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지역에서 ▶광주 TCS 국제학교 121명 ▶안디옥 교회 120명 ▶TCS 에이스 국제학교 47명 ▶성인 게임랜드 49명 등 집단감염이 연이어 발생한데 따른 병상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광주시 관계자는 “A 목사에게 특혜나 다름없는 개인실을 줄 수 없는 사정을 설명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A 목사를 비롯해 안디옥 교회 관계자들이 역학조사나 격리 치료시설 후송 과정에서 불응한 위법 소지 등은 철저히 파악해 강력 대처하겠다”고 했다.

A 목사는 격리 치료시설로 이송을 거부하는 동안 방역당국에 “자신의 집에 혼자 머물렀다”고 주장한다. A 목사가 방역당국 직원의 연락을 제대로 받지 않았기 때문에 같은 교회 장로까지 나서 설득을 하고 나서야 격리시설로의 이송을 택했다고 한다.

━
A 목사 교회 행정명령 반발 전력도

앞서 안디옥교회는 지난해 8월 광화문 집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때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가 광주시로부터 고발당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광주시를 상대로 대면 예배 금지 행정명령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4일 일요일 예배를 진행한 안디옥교회 목사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설교를 한 것을 확인하고 방역지침을 위반했는지 등을 파악 중이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