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밤 끌려가 집단 성폭행" 中신장엔 진짜 지옥이 있었다

고석현 2021. 2. 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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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 신위안현의 위구르족 수용소. 로이터=연합뉴스

"매일 밤 마스크를 쓰고 찾아온 정장 차림의 남성들이 여성들을 끌고 가 성폭행을 했다. 나는 두세 명의 남성들이 달려들어 세 차례 집단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9개월간 중국 신장 신위안현의 수용시설에 감금됐던 위구르족 여성 투르수와이 지아우둔(42)의 증언이다. 2018년 이곳을 탈출해 현재 미국에 망명해 사는 그는 2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그간 겪었던 고통스러웠던 일들을 털어놨다.

그는 카자흐족 출신의 남편과 카자흐스탄에 5년간 머무르다 2016년 신장으로 돌아왔다. 도착 후 바로 당국의 심문을 받고 여권을 압수당했고, 체포돼 구금됐다. 첫 수용소 생활은 비교적 순탄했지만, 한 달 뒤 위궤양이 생겨 석방됐다고 한다. 당국은 남편의 여권은 돌려주면서도, 그의 여권은 돌려주지 않았다. 남편이 카자흐스탄으로 떠난 뒤 그는 다시 구금됐다.


"그들의 목적은 사람의 영혼 파괴하는 것"
두 번째 수용소 생활은 지옥이었다. 입소 뒤 한두 달간은 머리를 짧게 잘린 채 방안에서 당국의 선전 프로그램만 시청했다고 한다. 각 방엔 14명씩 배정됐으며 2층 침대가 놓여있었고 창문엔 창살이 화장실은 좌변기가 바닥에 붙어있었다고 묘사했다.

하루는 수용소 직원이 그를 어두운 방으로 데려가 고문했다. 지아우둔은 "막대기를 생식기 안에 집어넣어 전기를 흐르게 하는 방식으로 고문했다"며 "함께 끌려갔던 20대 여성은 고문 후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아무와도 말하지 않았고 정신이 나간 상태가 됐다"고 했다.

그는 "밤중에 끌려간 여성 중 일부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시 돌아온 사람들도 다른 사람에게 고문 중 일어난 일을 말하지 못하도록 협박받았다"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조용히 누워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목적은 모든 사람의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중국 신장의 소수민족 수용시설. AFP=연합뉴스
수용시설의 입구 뒤로 중국 국기가 보인다. AFP=연합뉴스


"강간 조직화…예쁜여성 고르려 돈 찔러줘"
18개월간 수용소에 있던 또 다른 카자흐족 여성 굴지라 아우엘칸은 "내가 한 일은 수용소에 있는 여성들을 데려가 옷을 벗기고 손을 묶어 공안이나 중국 남성들에게 넘기고 조용히 나가는 것이었다"며 "문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남자가 방을 나가면 여성을 씻기러 갔다"고 증언했다. 또 "남성들이 예쁘고 어린 수감자들을 고르기 위해 돈을 쥐여주기도 했다"며 "조직적으로 강간이 이뤄졌다"고 했다.

또 다른 여성은 교육 중에도 여성이 끌려갔으며, 집단 강간뿐 아니라 전기고문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온몸을 물어뜯었는데 인간인지 짐승인지 알 수 없었다" "자궁내피임기구(IUDs)를 강제로 삽입하고, '백신'이라는 주사를 맞혀 주는 등 불임시술을 받게 했다" "시진핑의 어록을 암기하지 못하면 식량을 주지 않았다" 등의 증언도 있었다.

BBC는 이들 증언의 사실여부를 독자적으로 검증할 수는 없지만, 체류증·통행증 등 서류를 통해 수용소에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中당국 "신장 시설은 사회교육 훈련센터"
한편 중국은 성폭행과 고문에 대해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며 "신장의 시설은 수용소가 아니라 사회교육 훈련센터다. 중국은 모든 소수민족의 권익을 평등하게 보호한다"고 BBC에 밝혔다. 또 "여성의 권리 보호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덧붙였다.

중국 서북쪽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위구르족 재교육 수용시설'은 2014년 위구르 분리주의자들의 테러가 일어난 뒤 "자비를 베풀지 말라"고 지시한 뒤 진행됐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한 바 있다.

인권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에 대해 종교를 비롯한 자유를 박탈하고 있으며, 집단감시를 하게 하거나 구금·세뇌·불임을 강요하는 등 억압적인 체계를 시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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