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반가사유상 브랜드화, 루브르 모나리자 같은 공간 마련"
기증자의 전당 마련, 어린이박물관도 확충
“전 세계 70여 점 전해지는 환조(사방에서 볼 수 있는 입체조각) 완형 반가사유상 가운데 예술성·역사성에 있어 그야말로 독보적인 국보 78호와 83호다. 두 불상을 나란히 감상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을 조성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모나리자’ 전시실 같은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
3일 기자간담회에서 민병찬(55)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밝힌 ‘금동반가사유상 대표 브랜드 프로젝트’다. 각각 6세기 후반(78호)과 7세기 전반(83호)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반가사유상은 해마다 실시되는 관람객 만족도 조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품으로 꼽혀왔다. 오묘한 미소와 사유의 철학은 불교문화권 바깥까지 사로잡아 해외에서도 애타게 ‘러브콜’을 보내는 문화재이기도 하다(78호 7회, 83호 9회 국외 전시).
박물관 공간 문제로 두 차례 동반 전시(2004년, 2015년)를 제외하곤 상설전시관 3층에서 6개월~1년 단위로 교체 전시돼온 이들을 365일 만날 수 있게 됐다. 오는 11월 2층 기증관 입구에 기존의 8배에 달하는 440㎡ 규모의 전용 공간이 마련되면서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민 관장은 이들 유물을 가리켜 “불교조각에 한정되지 않은 인류 문화유산이자 박물관 대표 소장품”이라고 강조하면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브랜드화하고 향후 반가사유상 자체를 심볼화 하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프로젝트는 2층 기증관의 전시 공간 재구성과도 맞물린다. 기증관은 상설전시관 6개관 중 하나로 면적 15%를 차지하지만 관람계획 및 만족도 모두 최하위를 기록해왔다. 박물관 측은 이것이 공급자 시각인 ‘기증품 전시’에 있다고 보고, 내년까지 기증자의 삶과 기증 스토리를 강조하는 ‘기증자의 전당’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민 관장은 “이렇게 되면 기증품들이 각각 효과적인 테마전시실에 분산 배치될 수 있는데다 기증자 스토리텔링을 통해 기증 활성화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개편한 기증관 입구에 '대표 유물' 반가사유상을 전시함으로써 관람객의 발길을 끌겠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2024년 완공 예정인 ‘문화유산 과학센터’에선 체계적인 문화유산 보존과 더불어 빅데이터를 통한 유물 진위 검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과학센터는 지상 3층, 지하 1층, 연면적 9350㎡ 규모로 연내 건축 설계를 완료하고 착공한다. 사용자들의 호응도가 가장 높은 어린이박물관은 현재 1일 수용인원 2300명에서 최대 5000명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2배 확장하고 다양한 세계 문화 체험 콘텐트를 확충한다.
박물관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연중 절반 가까이 휴관하는 동안 기존 전시실을 대폭 개편했다. 상설전시관 3층엔 도자기를 주제로 동서 문화교류를 압축해 보여주는 세계도자실을 새로 열었다. 개편한 일본실은 무사(武士, 사무라이)에 초점을 맞춰 에도 시대 중심으로 역사·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분청사기실과 백자실을 통합하는 도자공예실 개편(2월18일), 백제실 리모델링(11월)도 준비 중이다.
올해 특별전시는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주요 소장품 80여점을 국내 첫 소개하는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4월20일~8월15일)가 포문을 연다. 이어서 인류사와 인문학을 접목한 ‘호모사피엔스: 진화∞ 관계 & 미래?’(5월 18일~9월 26일), 조선시대 불상과 불화를 조명하는 ’조선시대 승려 장인'(12월7일~내년 3월6일)이 관람객을 부른다. ‘칠기의 아름다움’(12월21일~내년 3월20일), ‘중국 상하이박물관 소장 고대 청동기문명’(9월16일~11월14일) 등도 예정돼 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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