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검찰개혁이 민생, 계속돼야"..3대 개혁안 공개

박세환 2021. 2. 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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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검찰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란 제목의 3대 개혁안을 소개했다. 재임 시절 구상한 검찰개혁안을 공개한 것이다.

3일 추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완의 개혁, 검찰개혁은 계속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자신이 만든 ‘국민의 검찰로 가기 위한 검찰개혁 3대 개혁안’을 공개한 블로그 주소를 남겼다.

추 전 장관은 지난달 26일 이임식에서 이 개혁안을 언급했다. 추 전 장관은 “취임사에서 검찰개혁을 위한 줄탁동시를 역설했지만 검찰 내부로부터 개혁적 목소리와 의지를 발현시키기 위해 저 스스로 얼마만큼 노력했는지에 대해 늘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그런 아쉬움을 토대로 ‘국민의 검찰로 가기 위한 3대 개혁안’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추 장관은 “막연했던 구호로서 검찰개혁이 아니라 실천으로서 검찰개혁을 구체적으로 절감하며 더욱 분명하고 또렷하게 다가 온 검찰개혁의 과제를 정리해 보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시키지 않은 나라는 없다”며 수사-기소 분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추 전 장관은 “수사·기소 분리야말로 검찰개혁의 골간이고 핵심이자 검찰 정상화의 첩경”이라며 “검찰개혁이 곧 정의이며 공정이자 가장 중요한 민생”이라고 덧붙였다.

추 전 장관은 개혁안에서 검찰을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에 비유했다. 또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위험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수사기관은 본질적으로 성과를 추구하고 수사대상자와 싸우는 당사자가 되기 때문에 정의라는 이름 하에 사적 감정이 실린 가혹한 수사를 전개하게 되고 그에 더해 여론의 관심사가 된 사건은 그 경향이 더욱 강화된다”면서 “경찰 수사의 폭주를 제어하고 통제해야 하는 것이 검찰의 역할인데 스스로 수사기관이 되어 마구 달린다”고 지적했다.

검사의 직접 수사는 성과 추구 및 유죄 예단으로 ‘수사가 곧 기소’로 이어지기 쉬워 기소권 남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검찰이 심판자가 아니라 선수이자 당사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뉴시스

추 전 장관은 프랑스, 독일,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사례를 들어 검찰의 수사와 기소는 한덩어리일수 없다고 부연하며 라임이나 옵티머스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증권금융분야의 범죄에 강력한 대처 필요성이 높아져 해당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특별사법경찰의 강화를 제안했다.

검찰의 상명하복식 군대문화도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검사들은 연 2회나 상급자로부터 근무평정을 받는데 평정의 객관적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은 제왕적 검찰총장 제도도 개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각급 검찰청 검사장을 통해서만 검사를 지휘하도록 하고, 총장에 대한 이의제기 처리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글 전문]

<미완의 개혁, 검찰개혁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1년 전 입니다. 제가 “수사와 기소는 반드시 분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더니 즉각 검찰조직 내 반발이 있었습니다. ‘수사와 기소는 한 덩어리’라는 것입니다. 언론도 신성불가침한 영역을 침해하는 무지한 말로 취급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국민의 인식 속엔 수사와 기소는 분리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공수처 설치는 물론, 수사청과 기소청의 설립 필요성까지 각인되었습니다. 또한, 수사과정이 충분히 통제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누구든지 부당한 인권침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막연했던 구호로서 검찰개혁이 아니라 실천으로서 검찰개혁을 구체적으로 절감하며 더욱 분명하고 또렷하게 다가 온 검찰개혁의 과제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검찰개혁의 선두에서 부딪히고 깨지면서 그럴수록 더욱 단련되고 다듬어진 검찰개혁의 열망을 오롯이 담았습니다.

지난 1년여 간 치열했던 검찰개혁의 경험을 토대로 미완의 검찰개혁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검찰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 제하의 ‘국민의 검찰로 가기 위한 검찰개혁 3대 개혁안’을 마련하고 이를 국민 여러분께 공개합니다.

국가마다 형사사법제도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시키지 않은 나라는 없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수사단계에서 수사를 직접 행하는 경찰과 이를 지휘하는 수사판사, 이를 통제하는 검사 등 세 주체가 상호 견제와 감시를 통해 수사권 남용을 억제합니다. 검사는 수사범위를 정해 수사판사에게 수사를 청구합니다. 수사판사는 검사가 청구한 범죄에 한정하여 검사가 청구한 수사범위 내에서만 경찰을 지휘 할 수 있습니다. 검사는 직접 신문하지 않으며 신문에 참여만 할 수 있고, 체포영장, 구속, 석방절차에서 의견을 제시할 의무가 있습니다. 영장청구는 수사판사의 권한입니다. 검사는 수사판사가 기소하면 공소유지를 담당합니다. 얼마나 촘촘하게 수사과정 전반이 감시되고 있습니까!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독일은 검찰에 직접 수사할 수 있는 수사관이 없습니다.

미국 검찰은 기소와 공소유지만을 담당하고 수사는 경찰이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검사가 정보수집과 내사, 기초수사, 강제수사, 무제한적 수사범위, 별건수사, 기소, 수사검사의 직접 공소유지 등등 무소불위의 감시받지 않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니 늘 인권침해의 여지가 있습니다.

이미 70년 전 형사소송법 제정 시에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어야 마땅했지만, ‘임시적’으로 검사에게 통합시킬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수사·기소 분리야말로 검찰개혁의 골간이고 핵심이자 검찰 정상화의 첩경인 것입니다.

이제 바로 잡아야 합니다.

검찰개혁이 곧 정의이며 공정이자 가장 중요한 민생이기 때문입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 국민의 검찰로 가기 위한 3대 개혁안

<검찰개혁은 계속 되어야 한다>

제1장 수사권 개혁
-수사와 기소의 분리-

제 2장 검찰 조직 문화 및 운영방식의 개혁
-상명하복 군대식 문화 개혁-

제3장 인권 중심으로 생각의 대전환
-인권 중심으로 생각하는 의식의 패러다임 대전환-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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