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내가 위장보수? 대깨문·태극기 부대 욕 많이 듣는다"

김기정 2021. 2. 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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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왜 나냐면⑤]
서울시장 도전을 선언한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토론을 지도한 스승"이라며 "안 대표와의 단일화 토론을 벌이면 무조건 내가 이긴다"고 자신했다. 임현동 기자

“국무회의 들어가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 정권의 잘못된 점에 대해 직접 이의를 제기하겠습니다. 그게 이번 서울시장의 최고 임무입니다.”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근식(56)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대한민국을 위기에 빠뜨린 문재인 정권과 맞서 싸우는 ‘검투사’ 서울시장이 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 당선될 시장에게 주어진 임기는 1년 2개월밖에 되지 않는다”며 “허황한 공약 대신 서울시장 권한으로 추진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일만 약속하겠다”면서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의 가장 큰 문제점을 “무능”이라고 꼽았다. 그는 “진보는 싸움만 했지 일을 해본 적이 없어 무능한데, 입만 살아있어 뻔뻔하다”며 “그게 진보 진영이 말과 행동이 다른 ‘내로남불’로 가는 이유이자 한국 현대사 속 진보진영의 이중성”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이런 문제점이 압축적으로 드러난 곳이 바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9년간 이끈 서울시”라고 지적했다.

Q : 서울시의 가장 큰 문제는 뭔가.
A : “박 전 시장이 서울시의 활력을 다 빼앗아버렸다. 지난 10년 동안에 시민단체의 실험실 비슷한 곳으로 전락했다.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이른바 좌파 생태계를 만들어서 보살펴줬다.”

Q :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A : “현재 서울시의회 의원 109명 중에서 101명이 민주당 소속이라 안 되는 게 많지만, 시장 권한으로 할 수 있는 건 모두 하겠다. 예산을 만원도 늘리지 않겠다. 공무원도 늘리지 않겠다. 규제도 늘리지 않겠다. 필요한 게 있으면 다른 하나를 줄여서 더 필요한 곳으로 옮기겠다. 이게 내가 주장하는 ‘제로 플러스’ 공약이다.”

Q : 당내 유력후보인 나경원ㆍ오세훈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A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과거 프레임에서 못 벗어난다. 이번 보궐 선거는 민주당의 잘못으로 치러진 선거인데, ‘2011년 서울시장 왜 그만뒀냐’고 물어보는 순간 우리가 상대에게 끌려가게 된다. 나경원 전 의원의 경우엔 경선 전략을 ‘우파 결집’으로 풀어가는 것 같은데, 이건 본선에서 100% 지는 게임이다.”

Q : 이들을 넘어설 김근식의 복안은 있나.
A : “예비 경선 이후 4강 본선에만 진출하면 그때부턴 ‘김근식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유시민 전 장관과 맞설 수 있는 토론의 달인이라고 자부한다. 본선에 진출하면 1:1 토론을 통해 김근식의 진가를 충분히 보여주겠다.”

국민의힘 김근식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비전스토리텔링 PT에서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전북 남원 출신인 김 위원장은 한때 햇볕정책 이론가로 불리던 대표적인 친노 인사였다. 서울대 정치학과 재학 시절엔 강성 운동권으로 ‘구국학생연맹’ 사건으로 구속 수감됐다고 한다. 그는 자신을 “주사파 출신”이라고 했다. 그런 그가 왜 보수진영에 몸담았는지 궁금했다.

Q : 왜 보수정당에 합류했나.
A : “정치의 시작은 민주당이었다. 하지만 이른바 친노의 행패와 헤게모니 싸움 등으로 인해 그들의 이중성을 다 봤기 때문에 2015년 안철수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을 만들어 중도의 길을 걸었다.”

Q : 지금은 다시 안철수 대표와도 떨어져 있다.
A : “21대 총선을 앞두고 야권 통합과정에서 중도 가치에 대한 판단이 달랐다. 당시 안 대표는 끝까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과는 같이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중도는 기계적 중도이고 고착적 중도이다. 반면 내가 생각하는 중도는 탄핵이 필요할 땐 탄핵을 끌어내야 하고, 문재인 정부 심판이 시대 가치라면 또 보수와 힘을 같이 하는 것이다.”

Q : 반면 당내에선 ‘위장 보수’라는 비판도 있다.
A : “내가 중도라는 상징적 방증이다. 난 이른바 ‘대깨문’한테 욕을 가장 많이 듣는다. 또 한쪽에선 태극기 부대로부터도 제일 욕을 많이 먹는다. 요즘엔 안철수 지지자들까지 욕을 한다. 삼중 비난을 듣는다. 합리적인 야당의 길을 제시하면 극단적 세력으로부터 욕을 먹게 돼 있다. 반대로 이런 면에서 가장 중도로서의 확장성이 있는 사람이 바로 김근식이다.”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김 위원장은 국내의 대표적인 대북 전문가로 꼽힌다. 최근 문제가 된 정부의 북한 원전 건설 검토 의혹과 관련해서 그는 “김 위원장이 ‘이적 행위’라는 단어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Q : ‘北 원전’ 공방 어떻게 풀어야 하나.
A : “김종인 위원장이 ‘이적 행위’라고 말한 배경엔 ‘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추진했다면’이란 전제가 깔린 것이다. 정부가 공개한 문건을 보면 북한 원전 건설 추진 가능성은 좀 낮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전제가 사라졌으면 이적 행위라는 말은 철회하는 게 맞는 일이다. 다만 정부는 해당 문건을 왜 작성했는지, 어떻게 보고됐는지, 삭제한 이유는 무엇인지 소상히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
김기정 기자, 김수현 인턴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 서울, 왜 나냐면=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들에 비해 노출 빈도가 낮은 예비 후보들의 비전과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마련한 인터뷰 시리즈다. 국회의원이나 단체장을 지낸 예비 후보들이 주요 인터뷰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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